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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보 (미디어협회)
2024-02-04 새해에 복을 많이 받을 가능성은?
새해가 시작되거나 설날에 즈음하여 주고 받는 인사말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에서는 'Happy New Year' 라고 인사를 하고 웬만한 국가들도 '새해를 축하한다'는 의미의 인사를 나눈다. 유독 우리 민족은 상대방에게 복을 받기를 기원하며 정감어린 인사를 나눈다. 어른들에게는 세배까지 드리며 건강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네기도 한다. 과연 여기서 복(福)의 의미는 무엇일까? 운수나 행운은 물론 삶에서 누리는 행복을 의미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해석이다. 한국사람들은 아내를 잘 만나는 것도 복이요, 이가 튼튼한 것도 복이라고 여긴다. 이렇듯 무의식 중에 복을 빌면서 살아가고 있는 있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복이란 오래 사는 것(壽), 부자가 되는 것(富), 출세를 하는 것(貴), 자식을 많이 두는 것(多子) 등이다. 물론 복이란 개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민족마다 종교마다 복을 다르게 정의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도 구약시대와 신약시대의 복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다. 하지만 여기서 넓은 의미에서의 복이란 현대인들에게는 가족들이 건강하게 오래살고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리며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행운이고 복이라는 것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을 하고 범죄나 사고로 부터 자유로우며 물질의 넉넉함을 느끼며 사는 것이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복이라고 정의할 때, 과연 새해에는 우리가 모두 이 복을 받을 수 있을까? 팬데믹 후 세계정세와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다지 희망적이진 않다는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앞날을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려운 시기인 것이다. 세계의 중심인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이라는 긴 터털을 빠져나왔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경제적 위협이 상존해 있고 경제성장율도 낮아서 경기침체는 계속 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혹한과 홍수, 지진 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가 앞으로도 지속되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재앙도 경고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등 정치적 변혁기라고 볼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앞서기 전에는 사회적 혼란이 기정사실화 된다. 여기에 고질적인 이념논쟁과 사회적으로 약자라고 여기는 세력들이 거리로 나오는 상황도 예측된다. 비상식적인 총기난사나 과격분자들의 테러도 증가일로에 있어서 사회는 더욱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가 살고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은 여름에도 선선한 날씨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인해 가장 가고싶은 관광지 1위를 고수하던 곳이었다. 요즘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방문해본 사람들은 느끼듯이 노숙자들의 텐트와 지저분한 거리, 스트릿파킹 중 깨진 차유리들이 즐비하다. 렌트비 비싼 동네에서 살고있다고 복 받았다고 부러워하던 타지역 친구들은 복이 없는 것이었을까? 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인사를 건넨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4-01-01 먼저 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하늘도 슬피울 듯 당신의 장례식엔 비가 내렸어요. 생각보다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와 애도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지요. 당신이 지휘했던 합창단 단원들, 섬기던 교회의 교우들, 함께 찬양사역을 했던 옛 동료들, 당신께 피아노를 배우던 학생들까지... 그동안 내 그늘 안에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당신의 그늘안에 내가 있었네요. 결혼 전부터 찬양사역을 함께 한 동지였던 우리가 정말 바쁘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반주자가 없어 예배드리기 힘든 교회를 찾아가 도와주고, 영성훈련캠프에 들어가 며칠간 하루 수 십곡씩 연주를 강행했고,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앙상블 연주를 했지요. 또 합창단 정기공연과 제자들의 피아노 연주회 등 무슨 행사가 그리 많았는지... 무거운 키보드와 음향장비 챙기면서 투덜거리던 기억이 나네요. 당신이 암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을때도 나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어요. 중학생때 부터 성가대 반주를 시작하여 평생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런 사람을 먼저 데려가실리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지요. 또한 성가대원을 포함한 온 성도들이 매일 당신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고 치료도 성과가 있어서, 우리가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람있게 살 것인가를 조심스럽게 계획했었잖아요. 그래서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며 당신의 병간호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웬만한 간호사보다 환자를 잘 돌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보였구요. 당신 앞에서는 거의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당신이 더 힘들어 할까봐 매번 통증때문에 괴로워 하면 완전히 회복될텐데 왜 약하게 그러냐고 핀잔을 주던 때도 많았어요. 그러던 내가 눈물샘이 터진것은 키모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질 때 였어요. 듬성듬성 남아있던 머리카락을 바리깡으로 밀어주고는 "당신 머리통이 동글동글해서 머리를 밀고나니 훨씬 더 이쁘다"고 칭찬해 주고 병원문을 나선 후 집으로 오는 내내 울음을 토해내고야 말았어요. 하늘을 향해서 원망과 섭섭함을 토로하면서, 내가 해줄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음을 한탄하면서 말예요. 그때부터 터진 눈물샘은 누가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건네거나 어깨만 다독거려줘도 주루룩 눈물이 나는 바람에 바지 뒷주머니에 항상 휴지 몇 장을 챙겨다니는 버릇이 생겼어요. 당신이 숨을 쉬기 힘들어 할 때, 수술실로 들어갈 때,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도 나는 뒤돌아서 눈물을 흘렸지요. 장례가 끝나고 식구들과 당신의 유품들을 정리할때도, 당신 전화기에서 지난 사진들을 지워가고 있는 지금도 나는 휴지가 필요해요. 언젠가는 그 눈물이 마를날이 있겠지만 당신한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현실앞에 멈출 수는 없을 듯 해요. 1년 반 가량의 투병생활을 거치며 나 또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많이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해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보이고 특히 간병하는 사람들의 고된 생활도 이해하게 됐고, 하나님의 계획은 사람이 알지 못한다는 겸손함도 생겼구요. 당신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준 많은 목사님들과 성도들, 매주 전복죽을 끓여다 주신 집사님들, 누군지도 모르지만 집앞에 음식과 꽃을 놓고간 사람들을 위해서 이제는 내가 은혜를 갚아야 할 때 인것 같아요. 요즘 몇몇 지인들이 하는 말이 사랑을 듬뿍 받고 고통없는 천국으로 갔는데 그만 슬퍼하라고... 그런데도 당신을 더 사랑해 주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한 내면의 죄책감은 씻을 길이 없네요. 당신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게요. 다시 만날날까지 예전의 이쁘고 웃는 모습으로 기다려줘요. 당신의 남편이자 동역자였던 박성보 보냄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11-01 젖과 꿀이 흐르던 땅에 피가 흐른다
지금으로 부터 약 4천년 전 중동 지역에 한 자식이 없는 노인이 살았다. 그가 믿는 여호와라는 신(神)은 이 노인에게 "너로 인해 큰 민족을 이루고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현재 세계인구 약 80억명 가운데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60억명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유대교를 믿는 신자의 수를 합하면 40억명 이라고 한다. 이 40억명 신자들이 믿음의 시조로 모시고 있는 사람이 위에 언급한 노인인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이다. 이 아브라함이 늦게 얻은 아들 중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자손이 번성하게 되는데 한 갈래가 '이스마엘'로 이어지는 아랍민족(이슬람권)이고, '이삭'으로 이어지는 유대인이 현 이스라엘를 포함한 기독교의 본류라고 구분 짓는다. 가뭄으로 인해 먹을것이 없었던 아브라함의 후손들 중 이삭계열은 이집트로 이주했고 백성이 많아진 이들은 이집트를 탈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인 가나안, 즉 현 팔레스타인 지방을 정복하고 정착하게 된다. 물론 그 이후 이스라엘 민족은 나라가 망하고 세계 곳곳에 흩어져 2천년 동안이나 나라없는 디아스포라 신세로 살다가 1948년에야 현 팔레스타인 지방에 '이스라엘'을 재건국하게 된다. 종교적으로 민족적으로 다른 주변의 아랍국가들과 여러차례의 전쟁을 치루기도 했지만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군사력을 키워왔다. 또한 영토내에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 가자지구를 둘러싸고 잦은 무력충돌로 중동의 화약고로 알려져왔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사상 초유의 공격을 감행하여 수천명이 희생되었고, 이스라엘도 보복 공습으로 양측 모두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인 것은 주변의 아랍계 국가들이 참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이는 3차 세계대전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세계의 경찰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미국이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상태에서 산유국이 대부분인 주변 이슬람권 국가들이 향후 어떤 자세를 취하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요즘 국제외교의 현실은 예전보다 복잡미묘해졌다. 자국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집권세력의 정치적 입장, 국민들의 여론, 주변국들의 반응, 종교적 명분 등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더구나 중동지역은 산유국들이 많기에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제유가를 둘러싸고 각국들의 입장이 다른 것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가뜩이나 인플레가 높아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들과 전혀 관계도 없는 나라 국민들까지 개스비를 걱정하게 되었다. 종교를 떠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 형제였던 이들이 화해와 공존을 택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10-01 지루한 한인행사 이제 그만
지난 2년여에 걸친 팬데믹 상황은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나라가 없고 사회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은 분야도 거의 없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거치면서 특히 문화계는 암울한 터널을 지나가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영화계와 음악계, 예술계 등이 불황을 맞으면서 수많은 관련종사자들이 다른 직종을 찾아 나선 시기이기도 했다. 웬만한 극장이나 공연장들이 문을 닫았고 비대면의 문화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라는 새 공룡매체를 등장하게 했다. 극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넷플릭스나 유튜브로 영화나 음악을 보고 듣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비록 화면은 작지만 고화질의 영화나 드라마, 뉴스나 예능프로그램을 장소에 구애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 문화강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한국 역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오징어 게임' 등 화제의 드라마를 탄생시킨 것도, 수많은 유튜버들이 활동하게 된 것도 결국은 팬데믹을 벗어나려는 자구책이었던 것이다. 이제 마우스 클릭 몇번 만, 셀폰화면 터치 몇번이면 세계 곳곳의 유명 아티스트의 연주실황이나 수준높은 공연을 시도때도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팬데믹을 벗어나며 오프라인으로 공연도 재개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온라인으로는 느낄수 없는 현장감이 있어서인지 대형 무대공연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한국걸그룹 '블랙핑크'의 공연이나 산타클라라 리바이스스타디움에서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에는 수 만명의 관객들이 열광하는 성공적인 콘서트로 기록됐다. 예산이나 규모를 보면 비교도 할 수 없지만 한인사회에서도 이런 문화공연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피면서 시작되고 있다. 한인합창단이나 클래식연주자, 대중음악인들이 작은 무대를 만들어 관객들을 모으고 있지만, 적은 예산이나 관심도가 낮아서인지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예전처럼 각지역 한인회가 주최하는 '한국의 날 문화축제'들이 본격적으로 시작을 못하기도 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식상한 전통부채춤과 삼고무 공연만으로는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역부족이고, 지역의 K-POP 댄스팀의 공연도 유튜브로 보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기엔 유치하게 보일 것이다. 꼭 관현악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음악회나 유명 대중가수가 아니더라도 기획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고 성공적인 공연이 될 수 있다. 예산만 탓하지 말고 제대로 준비해서 짜임새있는 연출이면 천 명 관객정도의 공연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관객들도 무료로 보겠다는 근성을 버리고 기꺼이 그 댓가를 지불하겠다는 합의가 있어야 성사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9-01 지루한 한인행사 이제 그만
팬데믹으로 인한 오랜 공백기를 지나며 한인사회 각종 행사들이 다시 열리고 있다. 3.1절 등 국경일 기념식과 북가주내 각 지역 한인회가 주최하는 회장 취임식 등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행사들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개최되고 있다. 몇 년간 못보던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묻는 등 정겨운 풍경과 지역 한인들이 다시 결집을 하는 모습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거의 모든 행사의 공통점이 있는데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다. 행사의 격(?)을 높인다는 취지로 참석한 한인단체장들에게 돌아가며 축사나 인사말을 시키는데 많을 때는 10명이 넘기도 한다. 보통 2분 내외로 간단한 내용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혼자 5분 이상을 소요하며 주절주절 본인의 얘기를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축사하는데 걸린 시간만 30분을 넘기며 참석자들이 짜증을 내기도 한다. 행사의 진행패턴은 비슷하여 주관하는 단체장이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는 인사말을 하고 난 후에는, 이지역 본국정부의 대리인 격인 총영사의 인사, 북가주내 각 지역의 한인회장들이 돌아가며 인사, 민주평통이나 유력한 한인단체장들의 인사가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각 지역 노인회장, 해당지역 주류정치인들 까지 가세하면 10명이 쉽게 넘어가는 형태이다. 지역 특성상 1시간 이상의 이동거리를 감안할 때 바쁜일정을 쪼개어 멀리 찾아간 사람들이 지루하게 하나마나한 소리만 듣다가 오는 것이다. 간혹 행사의 사회자는 친절하게 참석한 거의 모든 사람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주최측은 행사 참석인원을 확보하려고 각 지역 노인회원들과 청소년단체의 학생들까지 동원하기도 하는데, 한국말이 서투른 어린 청소년들은 더욱 지루할 것이고, 영어로 대화가 힘든 어르신들에게 주류정치인의 장황한 영어연설은 화장실에 갈 핑계를 주기에 충분하다. 몇몇 단체들은 이와같은 불합리한 행사운영을 자각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행사의 진행을 빠르게 하고, 축사나 인사말도 영상으로 제작하여 틀어주는 등 업그레이드 시키는 분위기다. 행사 중간에 축가나 문화행사를 끼워넣어 지루함을 덜어주기도, 사회자가 연설시간을 자제시키는 강제력도 동원한다. 행사장에 커피와 음료,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여 자유스럽게 행사를 관람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비싼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클래식 공연에서도 관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중간에 매직쇼를 하는 마당에 언제까지 옛날 방식의 행사를 고집해야 하는가. 얼굴도장 찍으려고 참석하는게 아니라 의미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 때문에 자진하여 참석하는 행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주최측은 행사진행을 고민하는 시간과 자문을 구하는 등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있어서 아까운 시간을 지루하게 보낼 사람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8-01 공감(共感)능력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주위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다.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고,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알아채는 것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이기도 하다. 요즘 뉴스나 드라마에 '공감능력'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부부사이, 친구나 동료사이에 이 공감능력이 없어서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이 소개되기도 한다. 공감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empathy'의 어원은 'Einfhlung'(Ein:안으로, fuhlung: 느끼다)라는 독일어에 기원을 둔 것으로, '타인의 마음, 타인의 감정, 타인의 현재 상태에서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생각을 내가 그 사람의 입장으로 들어가서 느끼고 지각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이입 또는 고사성어 중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상대와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친구관계가 깊지 않고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도 않는 사람들도 이 범주안에 든다. 감정의 공유가 어렵다보니 결과적으로 소통이 잘 되지않고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다. 부부사이에 대화가 거의 없고 직장동료들과 갈등을 자주 일으킨다면 공감능력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 회사나 단체의 지도자가 이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면 일이 복잡해진다. 직원들의 공통된 인식과 욕구를 나몰라라 하며 회장이 하고 싶은 말과 행동만을 고집하면 그 조직이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노사갈등이 생기고 단체의 경우는 조직이 와해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 시대가 변하여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리더십을 무조건 따르는 조직원은 이제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하물며 공감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사람을 국가의 지도자로 선출하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 국가 운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다.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것이다. 우리와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배고픈 아이의 눈으로, 해고된 철강노동자의 눈으로, 기숙사를 청소하는 이민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다" 라고.. 명문 대학을 졸업했다고,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고, 대기업의 간부라고 하여 무조건 선호하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오산이다. 주입식 교육과 과잉경쟁으로 만들어진 시대적 영웅들은 오히려 교만해져서 이 공감능력이 일반인들 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감정을 헤아려주며 친절하게 대해주는 따뜻한 지도자들을 기대해 본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7-01 성격 테스트
사람들을 성격별로 분류하는 것은 단순한 것 같지만 많은 자료와 경험치를 요구한다. 요즘 인기있는 MBTI 테스트를 통해 성격의 유형을 나누기도 하지만, 이것도 16가지로만 분류되고 할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오류가 있기도 하다. 그래서 네 종류밖에 되지않는 혈액형별로 성격을 판단하거나, 무슨나라 국민들은 어떻다고 단정짓는 것은 정확성을 떠나 편견을 부추길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라온 성장과정이나 현재의 직업을 갖고 성격을 판단하는 것도 정확도는 높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수긍이 가는 면이 많다. 어린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고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면, 성장하여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부유하고 뭐든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면 자칫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본인에게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 즉 부모나 형제,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그들을 성격적으로도 닮아갈 수도 있다. 이렇듯 현재의 성격을 갖게 된 배경은 수많은 세월과 경험에서 나올수 밖에 없다. 직업적으로 단순하게 소개하자면.. 의사는 모든사람을 병에 걸린 사람과 건강한 사람으로 구분하며 몸의 이상신호가 있다면 그에 대한 처방과 치료에 관심을 둔다. 식당관계자라면 내 음식이 손님들에게 얼마나 반응이 있을지를 고민하며 매일의 매상체크에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국회의원은 지역주민의 고민을 듣기도 하겠지만 최대 관심사는 다음 공천을 받는것과 한번 더 당선될 것이냐에 있다. 검사나 경찰관들 은 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구분하며 모든 사람의 흠이 무엇인가를 찾게 되어있다. 사업가일 경우 동물적인 본능으로 새로운 사업의 승패를 진단한다. 목회자라면 새 교인이 본교회에 정착할 성도인지 아닌지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건축가나 공사전문가들은 눈대중으로도 견적과 공사기간을 판단한다. 경력있는 골퍼라면 가진 클럽과 첫샷 치는것만 봐도 상대의 실력을 파악한다. 그외 음악가도 미술가도 농사짓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전문분야에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해박하다. 하지만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짜가 진짜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유튜브로 배운 자동차 수리기술이 정비소직원보다 뛰어날 수도 있고, AI를 이용한 그림이나 사진이 실물보다 더 아름답게 느낄 수도 있다. 평범한 일반인이 가수보다 더 노래를 잘 부르고, 시사를 다루는 유튜버가 정치인들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것은 놀라울 일도 아니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고,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했다고 자만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6-01 권력의 메커니즘
권력(權力,Power)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권력의 정의부터 알아보면 '타인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의미한다. 작은 의미에서 보면 부부사이에도, 부모와 자식사이에도 권력이 존재한다. 물론 시대가 변하여 남편에서 아내로, 부모에서 자식에게로 권력이 이동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큰 의미로서의 권력이란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말한다. 남들보다 더 높은자리, 힘있는 자리를 탐하고 그것을 위해 수많은 권력투쟁이 있었다는 것은 지난 역사가 말해준다. 그럼 최고의 권력자는 누구일까? 예전에는 한 나라의 왕이었고 지금 시대에는 대통령이나 수상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대통령이나 각 부처의 장관들은 권력을 무제한으로 휘두를 수 있냐는 의문이 들 것이다. 현대시대의 권력구조는 생각보다 복잡미묘하게 얽혀져 있어서 옛날의 왕정시대 보다는 권한이 대폭 축소되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를 예로 들면, 거대한 공룡기업이나 국민여론의 향방에 따라 국가권력이 제약을 받는다.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의 대통령도 의료개혁이나 총기규제같은 문제를 결국은 해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거대자본, 노조, 언론재벌 등 사회적으로 권력을 쥐고있는 기득권층 들에게 번번히 막혀서 자리만 지키다가 퇴임하는 대통령도 많았다. 한국의 전임 대통령 중 한명은 공개적으로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토로한 일화도 있다. 물론 공산국가나 일부국가 중에는 장기집권으로 권력을 누리던 대통령도 있었지만, 결국은 폭정에 못이긴 국민들의 봉기로 처참하게 물러난 독재자들도 많지 않은가. 최고권력자 옆에서 기생하는 가족이나 문고리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도 최후에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게 막을 내린다. 그래서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명언이 설득력을 얻는다. 권력이 사람을 더 선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오래전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18명의 대학생을 모집해 9명에게는 간수 역할을, 9명에게는 죄수 역할을 맡겼다고 한다. 간수들은 곧바로 죄수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소화기로 구타하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게 했으며, 죄수들을 줄세워놓고 수치심을 자극했다고 보고서는 기록되어 있다. 골목대장 노릇 하려고 경쟁자를 선거에 못나오게 만들거나, 회장자리 조금 더 지키려고 정관까지 고쳐서 물의를 일으키는 한인단체들을 보고 있노라면 쓴웃음 밖에 안 나온다. 또 한인단체장 한번 해 보고는 한국으로 가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실패하고 망가진 인사들을 보면 불쌍해 보인다. 미국의 한 작가는 그래서 '권력은 언제나 위험하다. 권력은 최악을 끌어들이고 최고를 타락시킨다'고 말했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4-30 그 입 좀 다물라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옛말처럼 입으로 밷는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에서 부터 친구사이, 직장, 단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분란과 논쟁으로 발전되는 사례를 주위에서 흔하게 본다. 특히 말하는 사람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그 말의 파급력은 더욱 커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회원 몇 십명 되지않는 노인회에서 회원 한 명이 모임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면 임원들간에 회의와 절충을 통해서 해결이 된다. 하지만 선출된 회장이 자꾸 회원들을 이간시키거나 다른 단체들과 갈등을 일으키면 그 조직이 와해되기도 한다. 작은 단체라면 말로 야기된 갈등은 수습하는 것도 간단하지만, 대기업 총수나 한 나라의 지도자면 얘기가 달라진다. 쓸데없이 경쟁기업을 폄하하는 말을 언론에 흘리거나 다른 나라나 상대국 정상을 지칭하여 부적절한 언행을 했을 경우,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조직원이나 국민이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 역사에서 보더라도 왕이나 실권자의 말 한마디로 전쟁이 일어난 경우도 수 없이 많았다. 그래서 위치가 오를수록 더욱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예전에는 대기업 회장이나 국회위원, 대통령이 무슨 말실수를 하더라도 언론에서 적당히 완화시켜 표현하거나 삭제하여 보도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언론매체의 환경이 바뀌고 디지털화 된 장비가 등장하면서, 실시간 영상으로 수 십만명이 동시에 그 실수를 알아채 버린다. 문제가 된 영상이나 녹취록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더구나 정파나 이해관계가 다른 매체나 유튜버가 개입되면 실수한 부분만 편집하여 확대시키기에 충분한 환경이 되었다. 몰래찍은 음란동영상처럼 온라인을 떠돌아다니면서 그 출처를 알기도 삭제시키기도 불가능해져 버린다. 통화목적으로만 이용되던 휴대전화기가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면서 사회생활이 너무 편리해졌다. 카메라 없이도 고화질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녹음기 없이도 대화나 통화내용을 녹음할 수 있다.그래서 1인 미디어시대가 열렸다고들 한다. TV나 신문을 보지 않아도 세상돌아가는 것을 폰으로 확인하는 시대다. 이는 누가 말실수를 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때 증거물이 될 취재도구를 누구나 다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항상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야 한다는 반증이다. 자신이 생각할 때 내 말의 영향력이 크다고 여길 정도의 위치에 있다면 차라리 그 입을 다물어라.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으니까.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4-02 사이비 종교와 가스 라이팅
종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수 천년간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정통 종교가 주를 이루며 이어 내려 오고 있지만, 이름도 생소한 수 백개의 종교가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왔다. 흔히들 '사이비 종교' 혹은 '이단'이라고 부르지만, 주류종교와 배치되는 교리를 가진 이단과 종교의 탈을 쓴 범죄조직인 사이비 종교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화제를 일으키며 이 사이비 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성범죄를 재연하고 신도를 폭행하는 영상이 이어지면서 시청하기에 다소 불편하기도 했지만,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시청률이 높아 사회적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사이비 종교 교주들의 경악스러운 실체를 폭로하는 내용으로, 젊은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신도들을 노예처럼 착취하기도 했다. 오대양의 경우에는 32명이 집단으로 사망하기도 하여 충격적인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JMS의 경우 교주가 성폭행죄로 10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후에도 최근까지 범행이 반복됐다는데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과연 이런 사이비종교에 멀쩡한 사람들이 왜 빠지고 실체를 알고도 못 헤어나올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심리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가스라이팅'효과라고 표현한다.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도록 만들어서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오은영 교수는 심리적 지배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교주가 하는 말은 무조건 맞고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세뇌하는 것이다. 순백색 양복을 입은 교주가 나타나 병자를 치료하고 수천명의 군중이 환호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대학교수는 물론 웬만한 지성인들도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이비 종교가 한국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민사원, 옴진리교, 사이언폴로지교 등 국제적으로 굵직한 사이비 종교들이 인권유린, 집단자살을 자행했다. 통일교와 신천지같은 기독교를 빙자한 이단들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종말론을 강조하거나 거액의 헌금을 강요하고 성관계를 요구하면 사이비라고 볼 수 있다. 오직 자기 네 신도들만 구원을 받으며 반대하는 가족들과도 인연을 끊게 만들어 가족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사이비 종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단체의 이름이 분명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신앙공부를 하자고 하거나 이를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한다. 또 유학생이나 혼자사는 외로운 처지의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관심과 친절을 베풀어 친밀감을 높이기도 한다. 기존교회들이 하지 못하거나 등한시 하는 부분을 사이비 종교들이 파고드는 셈이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 사이비 종교로 부터 자유스런 사람은 없다. 오래전인 1992년 10월 28일. 세상에 종말이 오고 신도들이 휴거되어 하늘로 들림받는다는 말에 속아서, 전 재산을 다 바치고 흰옷입고 옥상에서 하늘로 올라갈 순간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마약이나 도박처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정말 힘든것이 이 사이비 종교임을 명심하고, 가라지와 쭉정이의 비유처럼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3-02 ChatGPT가 열어놓은 AI시대
요즘 언론이나 대화의 모든 화제가 'ChatGPT'로 거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컴퓨터나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뭔가 대단한 발명품이 나오기라도 한 듯 관심이 뜨겁다. 챗GPT를 쉽게 정의하자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즉 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질문에 대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상세한 답변을 해줘서 전문가들이 모두 놀랄 정도다.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제작하기 위해 뉴스나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단번에 해결해주고,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없이 상담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추가로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과, 구글,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기업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뛰어든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다. 인터넷 탄생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소프트웨어라는 긍정적 평가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인간들의 영역을 침범해 갈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존재한다. 출시된지 두달만에 월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했고, 챗GPT가 MBA와 변호사, 의사면허시험까지 통과했다는 뉴스가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듯이 아직 완벽한 단계의 답변이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질문과 동떨어진 오답을 내놓기도 하고 내용이 복잡해지면 앞뒤가 맞지않는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어로도 대화가 가능하지만 오류가 있거나 빈약한 답변이 상당히 많다.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입력되어 학습되어진 후 가장 그럴듯한 답변이 출력되는 것일 뿐 스스로 생각하여 답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민감한 의료정보나 법률지식도 정확성이 떨어지기에 무조건 의존하기 보다 팩트체크를 할 필요도 있다. 1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증기기관이 발명되었을때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기계가 빼앗아 간다고 비판을 했다. 그러나 20세기로 들어서면서 로봇들이 사회 각 전반에 걸쳐 사용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들이 기계화된 시스템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2016년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로 평가받던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한 대국에서 4대 1로 패하여 AI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공상과학영화처럼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인간을 지배할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학이 상상 이상으로 급속하게 발전하는 것은 틀림없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1-31 뭣이 중헌디!
시대마다 유행어가 있다. 주로 영화나 TV드라마의 대사에서 나오던 말들이 일반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 비슷한 상황에서 자주 쓰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행어가 되곤 한다. 사회학에서는 '세태어'라고 표현하며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분석한다.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 '너나 잘하세요' 등 비록 그 대사가 나오는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이 말들은 많이 듣거나 한 번쯤은 다른 사람에게 사용했을 것이다. 2016년 '곡성'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뭣이 중헌디'라는 말은, 험한 일을 당한 딸이 속도 모르고 이것저것 묻는 아버지(곽도원)를 답답해하며 푸념하듯이 내뱉은 전라도 사투리 대사다. 후에 트로트가수 임영웅이 동일한 제목의 노래를 발표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결정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역설적 세태를 반영하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과연 무엇이 중요한가? 나한테는 중요한 일이 남들한테도 중요한 일 일까? 다들 중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중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인가? 이런 의문들이 들 것이다. 특히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현대사회에서 일률적인 가치판단을 한다는 것은 넌센스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니 너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이 시대에서는 안 어울리는 논리임이 틀림없다. 한 사람이 어떤 부분에 돈을 많이 쓰느냐가 그 사람의 관심과 가치척도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가령 자전거 타이어를 교체하는데만 수백달러를 쓰는 사람도 있고, 명품백을 사는데 수 천달러를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컴퓨터게임이나 화장품 구입에 월수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반면 어렵게 모은 돈을 불우한 이웃이나 선교지에 아낌없이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무엇이 중요한가는 그 사람의 몫이고 그들만의 자유인 것이다. 아스팔트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나라를 걱정하는 어르신도, 한편에선 무능한 독재정권에 맞서겠다고 구호를 외치는 젊은이도,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그들만의 생각과 가치판단이 있을 것이다. 너는 틀렸어가 아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래서 '뭣이 중헌디'는 나 한테만 쓰는 말이지 상대방에게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말이 되고 있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3-01-01 새 술은 새 부대에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는 밝았고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COVID-19이 세계를 압도했지만 한편에서 인간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최초의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그 이전으로 절대 회귀하지 않듯 역사는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이후로 양분되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 연말 각종 한인단체들이 송년파티를 여러군데에서 가지며 오랫만에 오프라인 만남들을 가졌다. 이제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로 접어든 것 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변이바이러스들의 출현으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코로나를 핑계대며 현실안주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새해가 되며 각국의 대통령이나 각 단체의 리더, 기업의 오너들은 신년사를 포함하여 향후의 사업계획들을 발표한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리더의 기본 덕목이자 꼭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젊은 인재를 양성하여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가지자는 내용은 항상 들어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어떻게 젊은피를 수혈하고 그들에게 어떤 권한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다. 북가주의 한인회들을 포함하여 수 많은 한인단체들을 20년간이나 취재해 오면서 느낀점은 사람도 생각도 '올드'하다는 것이다. 수습기자시절 만난 '그분'이 아직도 거기에 계시고 새로운 인물도 별도 없다. 새 회장이라는 사람은 역시 똑같은 소리를 한다. 젊은 회원들을 대거 영입하겠다고.. 물론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단체도 있기는 하지만 뒷방으로 밀리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인지 분란만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민사회에서 구심점이 되어온 한인교회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평균연령이 매년 올라만 가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어린이부나 청년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세대에게 전해 줄 것이 없는 교회는 이미 성장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인적, 물적, 영적인 투자없이 어떻게 다음세대들에게 교회를 물려줄 것인가. 성경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라는 말이 있다. 날마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새 포도주는 주위에 널려있다. 이 포도주를 담을 부대가 낡은 것인가 새 것인가 만이 중요할 뿐이다. 새해에는 양질의 새 술이 새 부대에 담기는 모습이 간절히 보고싶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12-01 올해가 가기전에 무엇을 내려놓을까?
기독교 서적중에 '내려놓음'이라는 제목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2006년 출간되어 현재까지 76만부가 팔렸고, 후속작인 '더 내려놓음'과 '같이 걷기'까지 포함하면 120만부가 판매되어 기독작가의 책으로는 근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서적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용규 저자가 미래의 보장과 인간의 기대를 전부 내려놓고 몽골 선교사로 헌신하고 있다는 자전적인 내용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례가 많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현대인들의 필독서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서 목적도 모르고 우상처럼 생각하며 바쁘게 쫓아 가기만 했던 불행했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우리가 내려놓을 때 그것이 진짜 우리의 것이 되고 하나님이 더 좋은것을 주신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행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기도 한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야만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 세상, 미국에 이민을 와서도 집을 사고 비즈니스를 한 두개 갖고 있어야 출세했다고 생각하는 세상이다. 남들이 부러워 한다는 글로벌기업에 다니며 럭셔리차를 몰아야 하고, 자녀는 유명대학을 나와야 주위사람들과 대화가 통한다고 한다. 나이 50세가 넘으면 최소 동창회장이나 한인단체장 명함 정도는 갖고 다녀야 한다고도 한다. 지난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요동치는 경제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수 십년간 지켜온 부와 명성을 하루아침에 날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집이 몇 채나 된다고 자랑하던 사람들이 뱅크럽시를 했다고, 대기업 간부였던 사람이 실업수당을 청구하러 간다고 한다. 한인사회를 대표한다고 자청하던 한 회장은 온갖 추문과 공금 유용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본능적으로 '내 것'만을 챙기고 명예를 갈구하는 우매함에 갖혀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 아니던가. 내년에는 경제상황이 더 안좋을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대기업들은 정리해고를 가속화 할 것이고 물가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들을 내놓는다. 세계정세도 계속되는 전쟁과 각종 자연재해로 좋은 뉴스보다는 사건사고가 많을 것이 자명하다. 앞만보고 달려온 우리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 것인지를 결정할 시기다.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려놓을 것을 정하고 새해를 맞이하면 어떨까 한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11-02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지난 10월 15일 오후 대한민국이 멈춰섰다. 한국국민 대부분의 소통채널로 사용하던 온라인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멈춰서면서 모든 온라인 생활이 중지되었던 것이다. 한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용자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본인도 그 시간에 공항에 입국하는 지인을 마중나갈 일이 있었는데 연락이 되지않아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의 카카오톡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메신저기능은 물론 금융, 쇼핑, 게임, 문화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는 온라인서 비스는 그 분야조차 셀 수가 없을 정도다. 간단한 예로 카카오T(택시)를 이용해 택시를 부르고, 기사는 이에 맞춰 손님을 태워야 하는데 연결통로가 막혀버려서 서로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했다. 카톡을 통해 송금을 하거나 결재를 하려던 사람들은 돈줄이 막혀 버리기도 했던 것이다. 사고 며칠이 지나서야 거의 모든 서비스가 정상으로 돌아오긴 했으나 국민메신저라는 신뢰는 이미 깨졌고, 뒤늦게 사과성명과 경영진이 국회에 불려나가 책임추궁을 당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에 불 한번 났다고 온 국민의 대화가 끊기고 생활이 마비되는 충격적인 사고였다. 북한이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댔는데도 그 뉴스보다 카톡이 안 되는게 국민들에게는 더 큰 화제인 것 같았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속에 들어온 것이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휴대용 무선전화로 겨우 통화만 하던 시대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서 모든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개인차량에는 장착용 네비게이션이 사라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교통상황이 표시되고 빠른 길을 알려주는 기능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은행업무를 보고 사업장과 집에 있는 카메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든지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요즘처럼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했던 것도 이 스마트폰의 위력이다. 특히 연세드신 어르신들에게 무궁무진한 유튜브영상으로 생활의 무료함을 달해주는 효자역할도 하며, 식당에서 떠드는 아이를 잠재우는 베이비시터도 된다. 싱크대가 막히거나 차가 고장나도 이제는 유튜브를 검색하는게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서비스가 되지 않을 때 찾아오는 무력감이다. 집에 유선전화가 거의 없어져가는 시대에 연결통로가 막히게 되고, 네비게이션 앱으로 처음 길을 가는데 셀폰이 꺼지기라도 하면 그때 받는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매일 보던 뉴스나 드라마, 스포츠경기를 못 보게 된다면 어떨까? 요즘 '미디어금식'이라는 훈련프로그램도 있다. 미디어중독을 예방하고 의존도를 낮추는 캠페인도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신은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10-01 위로가 필요한 시대
'마스크를 벗고나면 세상이 환하고 좋은 일만 생길 줄 알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겐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물가는 하늘 높은지 모르게 오르고 사회가 불안정해지며 각종 범죄가 만연하다. 개스비는 주춤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싸고 안전한 동네가 없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길가에 차유리창 깨진 흔적들을 자주 본다. 자연재해도 보조를 맞추는지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기도 하고, 폭우가 내리고 태풍이 불어 피해자들의 눈물어린 하소연을 듣게 된다. 기후변화로 이같은 자연재해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끝날 기미도 없이 핵무기가 사용되는 3차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세계 각국의 화폐가치는 동시에 떨어지고 주식시장도 연일 하한선을 그리며 투자자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굴지의 글로벌기업들도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많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고, 개인 비즈니스들도 회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는 가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던 좋은 직장을 잃거나 빚까지 얻어 마련한 가게를 털고 나올때 그 심정은 어떠하랴. 본인 혼자도 아닌 가족의 생계가 막연하거나 렌트비를 밀려서 집을 비워줘야 할 때 드는 절망감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얼마 전 본국에서 온 가족이 탄 차가 물로 뛰어들어 모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사업실패라는 극도의 스트레스와 절망감으로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다. 위기와 고난의 시간에 인간은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며 한없이 약해진다. 한국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뤄낸 나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편에는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희망의 끈을 놓았을 때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가까운 가족을 코로나로 먼저 다른 세상으로 보냈을때, 아픈것을 아는데도 감염위험 때문에 병원을 찾지 못하다가 뒤늦게 불치의 병이라는 사실을 알았을때도 깊은 좌절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런 상실의 시대에 진정한 위로가 필요하다. 진심어린 격려와 위로의 말이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소망을 갖게 하고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 자식을 먼저 교통사고로 보내고 넋이 나가있는 부모들 앞에 한 사람이 다가와서는 "작년에 내 아이도 비슷한 사고로 보냈어요"라고 말하자 서로 부둥켜 안으며 함께 울었다는 일화를 들었다. 내가 처한 고난과 아픔이 남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한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8-01 불통(不通)의 리더십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과 의견, 감정 등을 교환하며 공동의 이해를 갖는것을 소통(疏通)을 한다고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언어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 원리는 정치와 사회분야에서도 필수적인 것이다. 기업에서도 소통이 가능한 인재 양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고 있으며, 수직적 명령이 원칙이었던 군대에서도 장병들에게 설문을 통해 급식메뉴를 관리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이렇게 소통과 공감이 중시되고 있는데도 왜 사람들은 소통의 부재를 호소하고 있을까? 다른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대화는 하지만 그 언어에 담겨져 있는 진짜 메세지에 집중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진심을 모르고 부족한 대화만 계속된다. 결과적으로 가정에서는 불화가 생기고 조직은 와해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들은 항상 진정한 소통을 통해 조직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국내외 뉴스를 보면 각 나라에서 갈등을 겪는 우울한 소식들이 주를 이룬다. 팬데믹 후에 인플레로 인한 경제위기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각국의 정부와 지도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쫒고 있다. 선거기간 중에는 국민만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큰소리 치고서는 당선되면 국민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는 지도자가 어디 한둘인가. 이를 지적하는 언론과 여론에 나몰라라 하는 정치인들의 말로를 봐 왔을텐데도 아랑곳 없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권이 바뀐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국정지지율이 40% 도 안 나온다는 것은 이미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포기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지도자의 신뢰가 바닥을 칠 때 예전의 경우라면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거나 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국가부도사태에 빠진 스리랑카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궁과 총리 자택을 점거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가슴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이 지역에서도 한 한인단체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자칭 북가주의 대표한인회라고 자랑하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가 회장의 불법적인 임기연장과 회관공사 회계문제로 연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전직회장들과 주변사람들의 만류에도 현 회장의 독단적인 행보는 과히 예전의 독재자들을 연상시킨다. 한 줌도 안되는 권력을 쥐고 있으려는 동네 이장님의 불통(不通)리더십에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6-30 고(高)물가 시대는 계속된다
COVID로 인한 팬데믹이 아직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재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미친듯이 뛰어오르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마켓에, 식당에, 주유소에 가기가 겁이 난다는 말들을 한다. 고(高)물가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 캘리포니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세계는 단일경제권으로 불릴정도로 글로벌화 되어 있기에 한 곳에서 재채기를 하면 금방 여기저기에서 재채기가 나오는 구조다.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국민들과 문을 닫을 위기의 사업주들에게 국가는 보상차원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했다. 남아도는 돈을 준것이 아니고 국가재원의 일부를 떼어준 것인 만큼 세금으로 다시 거둬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되며 국제유가와 곡물가들이 치솟으면서 여러 요인들이 함께 겹쳐 물가인상을 부추긴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식료품인 닭고기, 생선, 계란 등 육류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5% 이상 올랐고, 과일과 채소가격도 10% 가까이 올랐다. 그 무엇보다 개솔린가격이 북가주를 기준하여 갤런당 평균 6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제 차 한대에 100달러를 가지고도 풀탱크를 채우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 한국의 기름값과 비슷한 수준이 되어 버렸다. 문제는 이 물가폭등이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홍수에 쓸려가서 문을 닫고,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가 바닥나는 기상이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물가대책은 힘을 쓸 수있는 한계치를 벗어나고 있다. 주식 및 가상화폐 시장과 부동산경기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하락 또는 정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 소비자의 61%는 그달 벌어 그달 살고 있다고 한다. 한 달만 일을 하지 않으면 바로 생계가 위협받는 불안한 구도이다. 고소득자도 마찬가지로,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이 되어도 36%는 그달 봉급으로 그달 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수입에 맞게 예산을 책정한 후 그에 맞게 생활하라고 재정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고물가 시대에 살아가는 방법에는 별다른 묘안이 없다. 꼭 필요한 곳에만 지출을 하며 허리띠를 조일 수 밖에 없다. 셀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음식을 편하게 주문하던 버릇도 자제해야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가리라 여겨진다. 과감한 투자나 사업확대도 이런 불경기 속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환상의 아메리칸드림을 쫒아 분주히 달려왔더라도 요즘은 한발 물러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에도 감사함을 느껴야하는 시기인 것 같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6-02 누가 한인회의 주인인가?
왕이 한 나라의 주인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왕이 통치를 하는 왕정국가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통치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여 일정한 임기동안 권한을 부여한다. 그런 이유로 한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이다. 회사도 대표이사가 주인이 아니고, 모든 단체도 회장이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의 맛에 취해서 영원히 주인행세를 하려다가 결국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역사를 통해 얼마나 많이 보아 왔는가. 60년 가까이 북가주 한인사회의 중심축을 이루어 왔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유태인 커뮤니티센터로 쓰던 건물을 동포들의 모금으로 구입하여 현재까지 한인회관으로 사용되어 왔다. 100년이 넘는 낡은 건물이라 땜질하여 쓰던 그 한인회관을 드디어 재건축하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SF한인회관을 한인사회의 중심으로 재건하려는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거금 100만달러를 기부하게 된 것이다.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회가 탄생된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번듯한 건물의 한인회관에서 만세삼창을 외칠날을 기다리던 지역한인들이 언젠가부터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건물 재건축을 주도하던 곽정연 한인회장이 2년의 임기를 마쳤는데도 계속 임기를 연장하면서 부터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팬데믹사태로 인해 물리적으로 회장 선거를 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어느정도의 정상참작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인회관 공사를 이유로 임기를 추가로 2번씩이나 연장을 하는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한인회관 공사에 열의를 보였다면 공사진행이라도 원활하게 해야 되건만, 오히려 공사를 둘러싼 자금운용에 여러가지 헛점을 보인 것이다. 보다 못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하기에 이르렀다. 또 한인회관 공사는 누가 한인회장이 되든지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임기연장에 관련하여 선을 긋기도 했다. 한인회관의 공동소유권이 있는 샌프란시스코 노인회도 가담하여 곽회장이 이끄는 공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공사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곽정연 회장의 이해못할 행보는 계속 이어진다. 측근들을 공사작업자로 고용을 요청하기도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하고 공사진행 자금현황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한인회 이사회 운영을 함께 주도하고 있는 김영일 이사와 '북가주 한미상공회의소'라는 미주총연에도 등록되지 않는 단체를 조직하여 여타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더욱이 불법적인 임기연장을 지적하는 칼럼을 쓴 언론사 기자를 항의방문하여 비난을 했다는 사실에 말문이 막혀 버린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SF한인회를 맡으며 역대회장들이 하지 못한 한인회관 재건축이라는 숙제를 받은 곽 회장이 공사를 마무리 하고싶은 욕심은 이사자성어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무리한 임기연장까지 해가며, 주변의 만류를 모른척하며 완공될 때까지 회장직을 쥐고 있다고 얼마나 더 영광스러울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회장선거를 다시해서 재선출되면 오히려 더 영광이고, 안 된다고 하더라도 한인회관 역사에 그 이름이 초석을 쌓은 인물로 기록될텐데 말이다. 교회가 목사 개인의 것이 아닌것처럼 그 어떤 단체도 회장 개인의 것이 아니다.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역할을 하려 할 때 결국 그나마 가졌던 것을 모두 잃어버린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
박성보 (미디어협회)
2022-05-02 무식하면 용감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다소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을 빗대어 하는 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과 비슷한 의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했어도 틀린 줄 모르거나 알아도 고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행태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일까? 미국 코넬대학의 크루거 교수와 제자 더닝은 학부생 45명에게 20가지 논리적 사고 시험을 치르게 한 후 자신의 성적을 예상해 보도록 했다. 실험결과는 성적이 나쁠수록 자신의 성적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는 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그 들은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도 능력 부족으로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책을 한 권밖에 읽지 않은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처럼, 적은 지식을 가졌을 때 가장 확신감이 높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듯이 얕은 지식은 항상 위험을 동반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도 않은 건강식품이 도리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오너나 단체의 리더가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정책을 펴다보면 본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역사의 천재들도 비슷한 경고를 많이 했다. 아인슈타인은 '너의 무지를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했고, 스티븐 호킹은 '지식의 적은 모르는게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식이 부족한데 근거 없는 자신감만 넘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사기꾼 처럼 속이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보다 잘못된 정보를 진짜라고 믿고 우겨대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아직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부정선거를 했고, 백신은 가짜라는 음모론에 취해있는 사람들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오래전에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서 서로의 처지를 위안삼아 '박봉 불구 열심'이라는 말을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적은 수입에도 취재현장을 분주히 오가며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또 이런 말도 했다. "무식한데도 용감하게 열심히 하는 단체장들이 가장 겁이 난다" 고...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