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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09 ] [이원창 컬럼] 두 아들 이야기

LA 폭동으로 다 들 어려워할 때 한 고객이 은행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벨리 지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당시 폭동 여파로 장사가 안되어서, 페이먼트를 감당하기가 더 힘들어 졌다면서 고민거리를 털어놓으셨습니다.

얘기를 나누다 아들에 관한 쪽으로 대화가 흘러갔습니다.
순간 얼굴 표정이 환해 지면서 좀 전의 근심이 미소로 바뀌었습니다.
"아드님이 공부를 잘 하는 모양이지요"
"네 잘하지요"하시면서 흐뭇해 하셨습니다.
" 대학생입니까?"
"스탠포드 다니고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아들 잘 두셨습니다"
" 뭘, 감사합니다"
얼굴이 활짝 피셨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걱정을 하잖아요.
폭동으로 인해 다 들 어려운데 자기 학비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든지 아버지가 학비는 댈테니까 너는 학비 걱정은 하지말라고 했지요"
그 분은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사우스 메인 지역에서 흑인과 라티노 상대로 큰 마켙을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폭동 후, 가게로 찾아가 뵈었습니다.
"아니 이 가게는 별로 피해를 안보셨네요"
"운이 좋았어요. 우리 가게 단골 라티노들이 몰려와서 가게 입구를
막아주었어요. 그래서 폭도들이 들어올수가 없었지요"
"물론 평소에 잘하셨겠지만, 그래도 라티노들이 위험을 무릎쓰고 가게를 막아주었다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 우리 큰 아들이 스패니쉬를 해요. 그래서 평소에 뭐 들 물어보러 많이 와요.
서류도 들고오고, 자신들의 고민거리도 털어놓고, 서로 친구같이 지내는 거죠"
"UCLA 다닌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학교도 다니지만, 시간 날 때마다 가게에 와서 거들어줘요"
"그렇군요"
"지난 번에 와서는 자기는 이 가게 운영하는 것이 더 좋으니, 의대 가는 것은 동생한테 시키고 이 가게는 자기에게 달라고 그러더군요 ㅎㅎ"
"그 것도 괜찮은 생각 같습니다. 스패니쉬도 하고, 영어권이고, 가게 운영에 취미도 있고.
아드님에게 이 가게를 물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게를 더 성장시킬 것 같은데요"
"나도 요즘은 그렇게 할까 생각 중입니다 ㅎㅎ"

다 들 각자 나름대로 아들에 관한 기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앞날을 잘 헤쳐나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이지요.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각 부모의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길이 옳은 길이다라고 딱 잡아서 말 할수는 없습니다.
단, 인생의 긴 항로에 대비해서 본인 스스로 그 어려움을 개척해 나갈수 있는 자립심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능력을 키워주면,
아마도 우수한 대학의 졸업장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느라 시간도 없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혼자 힘으로 본인 학비를 벌게 하는 것도 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참, 그 두 아들은 지금 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괜히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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