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로컬 뉴스

[ 2015-12-18 ] 온라인 기자의 눈 [한인 기자 연합회 회장 취임식을 다녀와서]

난 온라인 기자다. 온라인 즉, 웹사이트에 글을 쓰는 기자다. 이 온라인 기자가 12월 12일에 있었던 행사에 다녀왔다.

지난 9월 말, 재미 한인 언론인 협회 (Korean-American Journalists Association - 이후 KAJA)에서 북가주 미디어 협회 (Korean-American Media Association - 이후 KAMA)와 같이 "2015 언론인의 밤 (2015 KAJA AWARD NIGHT)"를 11월 13일 오후 6시에 한다는 광고가 "I Love SF Journal"에 실리고 한창 행사 준비를 하고 있을 10월 중순에 "한인 기자연합회 (Korean Reporter's Unite: 이후 KRU)" 라는 단체가 생겨나면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회장 취임식을 한다고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의 지역 소식에 실렸다. 그 이후 이러저러한 조금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벌어졌는데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일들이라 여기선 생략하도록 한다. 관계자가 아닌 외부에서 보면 몇 명 되지도 않는 기자 나부랭이들이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단체를 2개 3개를 만드나 하는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었다. 분명 KRU는 나중에 만들어진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KRU에서 자리 하나씩 꿰차고 있는 인물들은 그전에 KAMA에서 회장, 부회장을 역임했던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인물들이 친정 같은 KAMA 를 "개인의 영달이니,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등 오히려 깎아내리는데 일조를 했다는 데 있다.

어쨌든 KRU에서 당일 행사 몇 시간 전에 행사를 취소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5 언론인의 밤" 행사는 무사히 치러졌다. 이 행사를 치르고 난 뒤 정리가 채 끝나기 전, 서둘러 행사 결산 보고를 준비하고 있을 때 KRU에서 취소했던 회장 취임식을 12월 12일 오후 6시에 한다고 일간지 (역시 한국과 중앙)에 기사가 실렸다. 12월에 접어들면 행사가 많을 텐데 기자들이 토요일에 그것도 저녁때 회장 취임식을 한다니 하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온라인 기자인 내가 봐도 이상하다. 당연히 그때 즈음이면 이런저런 행사가 있어서 온라인 기자가 오래간만에 기자 아닌 기자 같은 기자 아닌 나로 거듭나야 할 정도로 바쁠 때가 아닌가. 다른 분들은 다른 행사로 가시고 결국 난 조금은 껄끄러운 행사로 배정되었다.

11월 말경 12월 12일 오후 6시에 KOTRA에 가서 사진 찍고 축사, 강연 등 무슨 말을 하는지 요약을 해서 오라는 아주 기자스러운 일을 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이었나 행사 있는 주 초였나 행사가 오후 3시로 바뀌었다고 연락을 받았다. 물론 SFKOREAN 과 KAJA, KAMA에서는KRU로 부터 초청장은 고사하고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던 걸로 알고 있다. 기자는 초대받은 행사만 가서 취재하는 게 아니라고 이번 KRU의 신임 회장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라는 글에 쓰지 않았나.

취재를 위해 왔으니 나름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몇 번 아니지만 행사에 온라인 기자로 참석을 해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밥도 먹었었고, 이야기도 나눴었던 기자들이 눈에 익다. 눈에 익은 기자들은 한 명씩 인사를 하고 안면이 있던 분들이랑 인사를 하고 행사에 집중. 이번 행사에는 온라인 기자라 그런지 사진 기자임에도 카메라가 배정이 안 되어서 할수없이 전화기로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래도 장비 탓하면 프로가 아니지 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니 난 프로가 이니었다. 행사 관계자중 한 사람이 카톡 하는 날 보더니 "행사 생중계 하나 봐요?" 하고 묻는다. 아니라고 답하는 나. 조금 있으니 그분이 와서는 갑자기 "사진을 그만 찍지." 그런다.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하고 쳐다보니 사진을 그만 찍으란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다. 그러면서 "남의 잔치에 와서 뭐하는 짓이냐" 그런다. 이런 당황스럽고 황당한 상황이… 큰소리로 "취재 방해하는 거냐" 고 따져 물으려다 진짜 남의 잔치 망칠까 봐 그 말만은 삼켰다. 그러더니 이런 말을 잇는다. "행사에 누가 왔는지 리스트 하려고 사진 찍는 거 아니냐" 란 다. 이 행사가 뭐가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가 싶다. 하기야 자기들이 몸담고 있던 KAMA의 현 회장에게도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으니 할 말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난 단체장들의 이름도 모를뿐더러 얼굴도 모른다. 아는 단체장은 토마스 김 SF 한인회장, 이응찬 몬트레이 한인회장, 신민호 실리콘 밸리 한인회장 끝이다. 누가 왔는지 리스트를 만들고 싶으면 왜 내가 행사에 가야 했을까? 그걸 굳이 사진을 찍어서 확인을 할 거라는 발상은 어디서 왔을까? 정말 궁금하다. 사실 다른 분이 직접 행사에 가셨으면 사진 찍을 필요도 없이 다 알 수 있지 않은가. 찍지 말라는데 찍고 있기도 그렇고, 사진을 찍지 말라는 건 기자한테는 그만 가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서 계속 있기도 그렇고 가자니 취재를 해야하고, 참 난감하다.

3, 4분 정도 고민하고 있으니 아까 그분이 전화기를 보여주는데 손으로 "내가 잘못 생각한 거 같으니 하던 거 계속하소" 라고 적혀 있다. "됐어요, 난 그래도 웃는 얼굴로 왔는데" 라고 그냥 대꾸했다. 신문기자들은 웃는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하나보다. 그분은 나랑 개인적으로 차 한 잔 같이 마신 적도 없다. 더더욱 한국 남자들은 한 잔이라도 같이하면 친해진다는 소주 한잔도 한 적 없다. 그런데 말끝이 "~ 하소" 란 다. 내가 그렇게 어려 보이나? 설령 어려도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하대라니, 내가 만만하게 생겼나? 물론 그분의 원래 말투가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이게 신문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아래로 보는 습성 때문인가 싶다.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한 걸 들은 적이 있다, "경찰, 국회의원, 기자 3명이 같이 밥을 먹었다. 누가 밥값을 냈을까?"라는 문제다. 과연 누가 밥값을 냈을까? 답은 식당 주인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퍼질 만큼 기자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걸 알 수 있는 이야기다.

계속 있기도 해서 취재는 같이 간 분께 부탁하고 10분 정도 더 있다 나왔다, 이래서 아직 난 프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인상 팍팍 쓰면서 계속 있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런 말 듣고 웃고 있기도 그렇고. 같이 간 분께 행사 요약 부탁하고 난 나왔다. 남겨놓은 그분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분도 내가 왜 가는지 알고 있으므로 취재를 계속하기에 불편했을 텐데.

마지막으로 신문기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누구나 쓸 수 있는 행사 취재만이 아니라 선배 기자들의 충고와 같이 기자다운 기자, 공부하는 기자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박태영 SFKorean 웹 개발/관리 및 온라인 기자


  • 김판겸 기자 친목회 초대회장 취임사

  • 80여명의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있다.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kim@sfkorean.com
김진형 (408) 205-6340, 박성보 (510) 926-0606, 박효림 (408) 529-2191
광고리스트보기
SF Journal 보기
SF Journal 광고 문의: 이메일 kim@sfkorean.com
김진형 (408) 205-6340, 박성보 (510) 926-0606, 박효림 (408) 529-2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