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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우리시조마당 영언회 소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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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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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korean님들 그간 안녕하신 중에 추석 잘 쇠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간 자주 찾아 뵙지못하였음을 양해바랍니다.

다음은 지난 구월 저희 시조마당에서 나눈 시조와 이야기입니다.
*
그려기 떳ㄴ.ㄴ 밧긔 못 보던 뫼ㄴ.ㄴ 뵈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ㅎ.려니와 취ㅎ.ㄴ 거시 이 흥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석양이 ㅂ.ㅇ.ㅣ니 千山천산이 錦繡(금수)ㅣ로다.   
                                    <秋詞 4>孤山윤선도

 (현대어 풀이)       
          .      .                    기러기 떴는 밖에 못 보던 산이 보이구나
                                      노 저어라 노 저어라
                                      낚시질도 하면서 취하는 것이 흥이라
                                      찌거덩 찌거덩 어기여차
                                      석양이 비치니 온 천지가 비단결 같도다.

*

남을 돕는 일이 바로 자신을 돕는 일이라는 말을 미국의 유명 여배우도 하였습니다.
인간을 비롯 모든 동물들은 남을 지배하고 해치기도 하지만 기러기는 다르답니다.

철새인 기러기는 먹이와 따뜻한 땅을 찾아 부산과 서울간 왕복거리 40배나 되는 길을 날아간다 합니다.

이때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 자 대형(隊形)을 펼치는데 가장 앞선 리더에게 힘을 보태며 응원하느라 우리가 운다고 하는 소리를 낸답니다.

기류의 양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리더를 따르는 동료 기러기들은 혼자 날 때보다 70% 정도의 힘으로 날으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서로 도우며 날아가는 기러기들은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離脫)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서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 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을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온답니다

톰 워삼(Tom Worsham)이 쓴 '기러기' 의 일부입니다.

어쩌면 미물(微物)인 새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요?
만약 제일 앞에서 나는 기러기가 지치고 힘들어지면 그 뒤의 기러기가 제일 앞으로 나와 리더와 역할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돕는 슬기와 그 독특한 비행 기술을 지닌 기러기를 우리 선조들은 혼례를 올릴 때에 기러기 한 쌍 모형을 놓아 기러기의 세 가지 덕목을 본받게 하였답니다.
 
첫째,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킵니다.
보통 수명이150~200 년인데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낸다고 합니다.
 
둘째,
상하의 질서를 지키고
날아 갈 때도 행렬(行列)을 맞추며 앞서가는 기러기가 울면
뒤따라 가는 기러기도 '화답(和答)'을 하여 예(禮)를 지킨다고 합니다.
 
셋째,
기러기는 왔다는 흔적을 분명히 남기는 속성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삶은 어떤 삶이어야 한다고 규정(規定) 짓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적어도 누군가에게 의미(意味)가 되는 삶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지요?

각자가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삶이라도 그것이
나 뿐만 아니라 아무와도 공유 할 수 있는 행복에 가치 두기를 우선하였다면
지금보다 인류는 훨씬 행복하게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코로나도 없이 말입니다.

오리가 가장 작고 고니가 가장 크며 기러기는 중간이어서 거위랑 비슷합니다. 오리는 파닥파닥 앙증맞게 날고 고니는 너울너울 여유롭게 날며 기러기는 날 때 'V' 등 모양을 이룬답니다.

'고니'보다 일본식 이름으로 알고 있는 백조라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만 백조라는 이름은 삼국시대부터 불리웠습니다.
고니는 세계적으로 2만~3만 마리밖에 안 되는 멸종위기종으로 낙동강 하구를 비롯해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우포늪(소벌) 등지에서 20~30%에 해당하는 5000마리 안팎이 겨울을 난 답니다.

*
예부터 시월을 상달이라 하였습니다.
시월 알차고 시원하게 누리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 게시물은 SFKorean님에 의해 2024-03-21 17:21:48 문학 / 미술에서 복사 됨]

작성일2020-10-0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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