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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외로운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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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멘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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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신이 길들인 것만 알게 되는거야
사람들에겐 이제 무언가를 알기 위한 시간이 없어
사람들은 상점에서 이미 다 만들어진 물건을 사지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어
그래서 인간들은 이제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갖고 싶으면 나를 길들여줘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中 사막여우와 어린왕자의 대화..

++

마침내 노숙을 했다.
라싸의 들녘.. 
찬 바람을 피하기 위해 들녘을 구르는 마른 풀더미들을 모으고
뼈속까지 스미는 냉기를 녹이기 위해 불을 피웠다.

평생을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준비해준
다 만들어진 개스나 전기를 돈을 치르고 아무 부담감 없이 사용만 했던 내가
처음으로 내 몸을 움직여 나를 위해 불을 피웠다.

이곳 티벳에서 나는 완벽한 이방인이다.
날 위해 미리 완성된 행복이나 미리 준비된 安心을 파는 상점도 없고
따듯한 집에서 뜨거운 밥과 국을 준비하고 기다려주는 이도 없다.
내가 믿었던 티벳의 유일한 내 친구 고독한남자놈도
결국은 자신의 삶을 살기위해 양탄자 장사를 한다며 페르시아로 떠났다.

사막여우의 말처럼
내가 사랑하는 이나 목숨을 나눌수 있는 친구를 파는 상점은 정녕 세상에는 존재를 하지 않는 것일까
그래서 나를 위해 아무것도 준비된 것 하나없는 이곳 티벳의 어두운 들녘에서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낮선 티벳의 밤 하늘과 그 하늘에 반짝이는 수만개의 별들만 바라보는 것일까..

이제 이곳에서
나는 누구를 길들이기 위해 내 땀과 눈물과 사랑을 쏟아내고
누구에게 길들여지고 싶어 얼마나 많은 갈등으로 마른 가슴을 쓸어내릴까..

그러나 저러나 이방인이구 나발이구 진짜로 추워 죽겠다
이 웬수같은 불은 왜 이렇게 타다 말다 하는지..
아까 가까운 구멍가게 가서 번개탄을 달라고 하니 날 이상한 놈으로 보고
쟤 아무래도 오늘 밤 별이될 것 같다고 티벳 지서에 신고를 할것 같아서 그냥 온게 진짜 후회가 된다..


추천 5

작성일2020-01-30 21:36

장파이콜님의 댓글

장파이콜
제목에 '광야' 보다는 '고원'이라  해야  더 멋있을 것 같은데요- 티벳고원? ㅋ ㅋ
그 친구란 분 참 고약하네요. 덕분에 제대루 써바이발 모드로 들어 가셨네요.

떠나기 전 남대문시장에서 미제 군용모포 두어장은 사 가셨겠죠.
그래도 추울 텐데 어떻게 영하의 밤에 노숙을 하신단 말입니까.
응~ 번개탄이 많이 생각나시는구나. ㅋ ㅋ
거기 구멍가게 앞에 호빵 넣어두는 찜통이라도 있으면 껴안고 계십쇼.
살아서 돌아 오시길......

목멘천사님의 댓글

목멘천사
영화 제목 광야의 외로운 무법자가 멋있는 것 같아서
한번 붙여 봤습니다 ㅎㅎ..

이곳 티벳은 호빵은 없고
대신 마띠아라는 뜨거운 빵을 파는데
안에 들어간 양고기가 영 입에 안맞아 아무리 추워도  포기 하렵니다.

암요 살아야죠
근데 살아 돌아가지는 않고
여서 살다가 죽어 달라이 라마의 고무신을 핥는
노란 털의 고양이로 환생을 할까 합니다
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rainingRiver님의 댓글

rainingRiver
오, 글이 한층 멋있어졌다.

"평생을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준비해준
 다 만들어진 개스나 전기를 돈을 치르고 아무 부담감 없이 사용만 했던 내가
 처음으로 내 몸을 움직여 나를 위해 불을 피웠다."

커~ 대단한 공력이야.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참나 쓰바.

간만에 왔으면
여기 으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올림이 옌 걸.

사람 참 그렇게 안 봤는데 쩝.~~~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이걸 또 추천 누르는 냥봔들은 뭐야?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이래이래이래서
비추천도 필요한 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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