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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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오철수
문을 열자 더운 기운이 훅 끼쳤다.
나는 밖에서 "참 따뜻하네요" 했고 동시에
여자는 안에서 "상쾌한 공기가 들어오네요"했다.
거기 잠깐 눈웃음 머물고
사랑은 늘 그랬다.
완전히 다른 말이면서도 같은
동행
만나야 할 이유도
헤어져야 할 이유도
늘 함께하는
동시였다.
내가 너를 향하고 있는 내내
시집<독수리처럼><손과손>에서
소식 2 - 비망록
*김경미
소식이 오리라
서른 살 이후에도 여전히 토요일
아침이면 다림질을 했다
소식이 올 테니까
마른 꽃무늬에 물을 뿜으며 뭔가 다른 생이 올 테니까
뜨거운 다리미에 손을 베이면서
생화꽃 같은 생, 삼십 년이나 넘게 기다렸으니
전화해주겠지 새 시간을 내주겠지 열심히 다림질했건만
세상은 여전히 그을음으로 가득하고
일요일 없는 달력처럼 더욱 견딜 수 없는 것들
다릴수록 구겨지는 길들 꽃무늬들 다 잦아들고
떨어져내리는 나비테들
소식따위는 오지않았다
제 속으로부터가 아니면
무엇도 오지 않으리라고
가슴이 저에게 묻는다
나여 무슨 소식을 가졌는가
정태춘 박은옥-봉숭아
작성일2012-07-0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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