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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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몸에 좋은 시아버지
나는 어릴 때부터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남자를 좋아했다. 나이차가 심하게 날지언정, 연상이기만 하면 좋았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아주 어릴 적부터, 아빠를 따라다니며 아빠를 좋아했던 듯 싶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학교에 다닐 때는 세련된 남자 선생님들을 좋아했고, 특히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유창준 선생님을 좋아했다.
유창준 선생님은 나이가 제법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끝까지 존중하는 선생님이었다. 여느 선생님들처럼 화를 내기도 하고 또 학생들에게 인자한 미소를 짓기도 했는데, 그 어느 쪽이건 과하지 않았다. 그건 다른 어른 및 선생님들에게 느껴보지 못한 존중이었다. 거기에 중년에 접어드는 유창준 선생님은 그시절 그 나이대에 맞지 않게 항상 캐주얼과 세미 정장을 입었고, 호리호리한 몸에 선이 살아있는 날렵한 인상 역시 좋았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유창준 선생님에게 가졌던 감정은 주위에서 말하는 사랑, 그것이었다. 첫사랑이자 짝사랑. 나는 선생님을 보는 게 좋았고, 선생님의 과목인 국사와 세계사 수업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게 좋았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으면 그 날은 자기 전까지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학생은 나 뿐만이 아니었고, 선생님을 좋아하던 아이들끼리 누가 더 칭찬을 많이 듣는지 유치한 경쟁심이 발동하기까지 했으니.
아무튼, 나는 학창시절 튀는 학생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로, 조용하고 숫기가 없었으며 공부를 아주 뛰어나게 하지도 않았다. 선생님을 보고 선생님의 꿈을 키웠으며, 그래서 사범대에 가고 싶었으나 떨어졌다.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선생님이 나와서 나랑...... 몸을 섞는 꿈을 꾸기도 했으며, 몰래 자위하며 나를 덮치는 선생님을 상상하기도 했다. 졸업하고도 약 2년 간은 선생님을 잊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산업디자인과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다가 회사에 취직을 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두 살 위지만 나랑 입사 동기인 남편.
남편은 내 첫사랑인 유창준 선생님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커다란 뿔테 안경에 세미 정장차림을 좋아하는 스타일. 성격은 달랐지만 어쩐지 말투가 비슷했는데, 그 이유는, 남편 부모님을 볼 때 알게 되었다.
"선생님?"
"어어...... 희경이니?"
"선생님이 설마."
내가 눈치가 빨랐더라면, 혹은 상상력이 풍부했거나 추리하는 감각이 있더라면 남자친구와 선생님의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선생님은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선생님은 어느 새 내 남자친구의 아버지, 예비 시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첫사랑이자 짝사랑 상대를 이렇게 만나는 기분은 무척...... 이상했다. 이상하면서도 좋았다. 사실, 남편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건 내가 남편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취향에 맞는 연상의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남편을 좋아한다. 하지만 남편을 만날 때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수업을 들었을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르는 일은 없었다.
선생님은 나를 잊지 않고 있었고, 아들하고 만나니 오히려 내가 아깝다며 며느리로 들어오는 상황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지셨다. 덕분에 결혼준비가 수월했지만, 한 가지 문제에서 결혼 준비가 쉽지 않았다.
그건 바로 동거였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유창준 선생님에게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선생님은 아내분과 5년 전에 이혼하셨는데, 남편 말로는 두 분이 뭔가 맞지 않아서 성격차이 비슷하게 헤어지셨다고 했다. 때문에 선생님은 지금 있는 집을 우리들에게 주고, 자신은 학교 근처에 방을 잡아 살겠노라고 바라신 것이었다.
다른 집이라면 아마 대놓고는 아니더라도 선생님의 선택에 감사해하며 신혼가정을 이루지 않았을까? 선생님은 우리랑 떨어져 살기를 바랐고, 남편 역시 기왕이면 아버지랑 같이 사는 게 좋았으나 내 뜻에 따를 작정이었다. 오히려 아버님이랑 같이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였다. 아버님은 계속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신혼생활에 방해만 된다며 사양하셨지만 내가 같이 모시고 살 수 있다며 강력하게 주장했다.
“남자 혼자 살면 금방 홀아비 되는 거에요 아버님.”
“아버님…… 말이 참 어색하구나. 당연히 그렇게 말하는 건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자 나 역시 속마음을 터놓았다.
"저는...... 아버님보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마음이 더 편해요."
“편한대로 부르려무나. 선생님도 존칭이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니.”
그리고 선생님과 다시 만나며 알게 된 또 하나 사실.
유창준 선생님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여학생들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고 부끄러워, 매일 자기 전에 술 한 병씩을 드셨다.
좋지 않은 습관에 눈쌀이 찌푸려질 법도 했지만, 나는 선생님에게 연민부터 들었다.
어린 이성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끝까지 선생님의 본분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내 기억 속 다정하고 자상한 선생님의 모습이 남기 때문이리라.
결국 남편과 나는 결혼하며 선생님과 같이 살기로 결정했다. 오히려 고생을 자처하겠다는 내 고집에 남편과 선생님은 자못 감동한 듯 고마워했지만...... 나는 선생님과 있을 수 있으니 더 좋았다.
이어지는 결혼식. 모두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선생님과 함께 하는 일상. 나도 남편도 아직 아이가 급한 나이가 아니기에 아이는 천천히 가지기로 결정하고서는 훗날을 생각해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결혼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도리어 편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선생님 본인도 바쁘실 텐데, 자신이 짐이 될까봐 항상 보이지 않을 때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셨고,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놓아 내가 서둘러 요리할 일이 없게 배려하셨다.
선생님은 선생님이었고, 나는 그런 선생님에게 고마웠다.
남편과 조용히 몸을 섞으며 여자의 몸으로 기쁨을 느꼈지만...... 나는 남편이 아닌 선생님을 떠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안에 나와 선생님 둘만 있게 되었다.
안방에서 책을 보고 있던 나는, 작은 방에서 들리는 서글픈 울음을 듣고는 총총걸음으로 선생님에게 갔다.
선생님은 앉은뱅이 책상에 새우깡 하나와 소주 한 병, 소주잔을 두시고는 억누르는 울음을 울고 계셨다. 선생님은 나를 보고는 소매로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희경아 미안하구나. 별 일 아니야. 돌아가서 하던 거 하거라.”
선생님이 우는 모습을 봤는데, 내가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선생님에게 가까이 다가가 무릎꿇어 앉았다. 선생님의 손을 두 손으로 붙잡고서는 걱정스레 물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희경아, 아니야...... 별 일 아니다.”
“말씀하세요. 그이 한테는 비밀로 할게요.”
유창준 선생님은 결국 내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다.
“이러면...... 이러면 안 되는데. 희경아, 혼자 있으니 너무 쓸쓸하구나.”
“선생님…….”
“기승이는 모르지만...... 기승이 엄마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서 떠났다. 애들은 모르지. 그래도 결혼도 시키고 다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내 곁에 누가 남는지.”
선생님은 에둘러서 외롭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
엄마의 몫까지 아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욕망은 꾹꾹 눌러담았다.
게다가 여고 선생님이다. 파릇파릇한 여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은 선생님의 역할과 아버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모르긴 몰라도 최선을 다하셨을 거다.
차라리 몰래 여자를 만나셨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셔도 상관 없을 텐데...... 스스로를 괴롭히는 선생님의 완고함이 나는 안타까웠다.
“선생님,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예?”
나는 선생님에게 여자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의 손을, 그대로 무릎꿇은 내 허벅지에 올렸다.
항상 바른길을 지시하던 선생님의 완고한 손이 내 허벅지에 닿자, 온 몸이 찌르르 울렸다.
“제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선생님은 모르시죠?”
#02화 바로보기 http://bitly.kr/XkpPsFv
나는 어릴 때부터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남자를 좋아했다. 나이차가 심하게 날지언정, 연상이기만 하면 좋았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아주 어릴 적부터, 아빠를 따라다니며 아빠를 좋아했던 듯 싶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학교에 다닐 때는 세련된 남자 선생님들을 좋아했고, 특히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유창준 선생님을 좋아했다.
유창준 선생님은 나이가 제법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끝까지 존중하는 선생님이었다. 여느 선생님들처럼 화를 내기도 하고 또 학생들에게 인자한 미소를 짓기도 했는데, 그 어느 쪽이건 과하지 않았다. 그건 다른 어른 및 선생님들에게 느껴보지 못한 존중이었다. 거기에 중년에 접어드는 유창준 선생님은 그시절 그 나이대에 맞지 않게 항상 캐주얼과 세미 정장을 입었고, 호리호리한 몸에 선이 살아있는 날렵한 인상 역시 좋았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유창준 선생님에게 가졌던 감정은 주위에서 말하는 사랑, 그것이었다. 첫사랑이자 짝사랑. 나는 선생님을 보는 게 좋았고, 선생님의 과목인 국사와 세계사 수업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게 좋았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으면 그 날은 자기 전까지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학생은 나 뿐만이 아니었고, 선생님을 좋아하던 아이들끼리 누가 더 칭찬을 많이 듣는지 유치한 경쟁심이 발동하기까지 했으니.
아무튼, 나는 학창시절 튀는 학생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로, 조용하고 숫기가 없었으며 공부를 아주 뛰어나게 하지도 않았다. 선생님을 보고 선생님의 꿈을 키웠으며, 그래서 사범대에 가고 싶었으나 떨어졌다.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선생님이 나와서 나랑...... 몸을 섞는 꿈을 꾸기도 했으며, 몰래 자위하며 나를 덮치는 선생님을 상상하기도 했다. 졸업하고도 약 2년 간은 선생님을 잊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산업디자인과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다가 회사에 취직을 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두 살 위지만 나랑 입사 동기인 남편.
남편은 내 첫사랑인 유창준 선생님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커다란 뿔테 안경에 세미 정장차림을 좋아하는 스타일. 성격은 달랐지만 어쩐지 말투가 비슷했는데, 그 이유는, 남편 부모님을 볼 때 알게 되었다.
"선생님?"
"어어...... 희경이니?"
"선생님이 설마."
내가 눈치가 빨랐더라면, 혹은 상상력이 풍부했거나 추리하는 감각이 있더라면 남자친구와 선생님의 공통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선생님은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선생님은 어느 새 내 남자친구의 아버지, 예비 시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첫사랑이자 짝사랑 상대를 이렇게 만나는 기분은 무척...... 이상했다. 이상하면서도 좋았다. 사실, 남편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건 내가 남편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취향에 맞는 연상의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남편을 좋아한다. 하지만 남편을 만날 때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수업을 들었을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르는 일은 없었다.
선생님은 나를 잊지 않고 있었고, 아들하고 만나니 오히려 내가 아깝다며 며느리로 들어오는 상황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지셨다. 덕분에 결혼준비가 수월했지만, 한 가지 문제에서 결혼 준비가 쉽지 않았다.
그건 바로 동거였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유창준 선생님에게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선생님은 아내분과 5년 전에 이혼하셨는데, 남편 말로는 두 분이 뭔가 맞지 않아서 성격차이 비슷하게 헤어지셨다고 했다. 때문에 선생님은 지금 있는 집을 우리들에게 주고, 자신은 학교 근처에 방을 잡아 살겠노라고 바라신 것이었다.
다른 집이라면 아마 대놓고는 아니더라도 선생님의 선택에 감사해하며 신혼가정을 이루지 않았을까? 선생님은 우리랑 떨어져 살기를 바랐고, 남편 역시 기왕이면 아버지랑 같이 사는 게 좋았으나 내 뜻에 따를 작정이었다. 오히려 아버님이랑 같이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였다. 아버님은 계속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신혼생활에 방해만 된다며 사양하셨지만 내가 같이 모시고 살 수 있다며 강력하게 주장했다.
“남자 혼자 살면 금방 홀아비 되는 거에요 아버님.”
“아버님…… 말이 참 어색하구나. 당연히 그렇게 말하는 건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자 나 역시 속마음을 터놓았다.
"저는...... 아버님보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마음이 더 편해요."
“편한대로 부르려무나. 선생님도 존칭이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니.”
그리고 선생님과 다시 만나며 알게 된 또 하나 사실.
유창준 선생님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여학생들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고 부끄러워, 매일 자기 전에 술 한 병씩을 드셨다.
좋지 않은 습관에 눈쌀이 찌푸려질 법도 했지만, 나는 선생님에게 연민부터 들었다.
어린 이성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끝까지 선생님의 본분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내 기억 속 다정하고 자상한 선생님의 모습이 남기 때문이리라.
결국 남편과 나는 결혼하며 선생님과 같이 살기로 결정했다. 오히려 고생을 자처하겠다는 내 고집에 남편과 선생님은 자못 감동한 듯 고마워했지만...... 나는 선생님과 있을 수 있으니 더 좋았다.
이어지는 결혼식. 모두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선생님과 함께 하는 일상. 나도 남편도 아직 아이가 급한 나이가 아니기에 아이는 천천히 가지기로 결정하고서는 훗날을 생각해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결혼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도리어 편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선생님 본인도 바쁘실 텐데, 자신이 짐이 될까봐 항상 보이지 않을 때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셨고,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놓아 내가 서둘러 요리할 일이 없게 배려하셨다.
선생님은 선생님이었고, 나는 그런 선생님에게 고마웠다.
남편과 조용히 몸을 섞으며 여자의 몸으로 기쁨을 느꼈지만...... 나는 남편이 아닌 선생님을 떠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집 안에 나와 선생님 둘만 있게 되었다.
안방에서 책을 보고 있던 나는, 작은 방에서 들리는 서글픈 울음을 듣고는 총총걸음으로 선생님에게 갔다.
선생님은 앉은뱅이 책상에 새우깡 하나와 소주 한 병, 소주잔을 두시고는 억누르는 울음을 울고 계셨다. 선생님은 나를 보고는 소매로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희경아 미안하구나. 별 일 아니야. 돌아가서 하던 거 하거라.”
선생님이 우는 모습을 봤는데, 내가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선생님에게 가까이 다가가 무릎꿇어 앉았다. 선생님의 손을 두 손으로 붙잡고서는 걱정스레 물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희경아, 아니야...... 별 일 아니다.”
“말씀하세요. 그이 한테는 비밀로 할게요.”
유창준 선생님은 결국 내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다.
“이러면...... 이러면 안 되는데. 희경아, 혼자 있으니 너무 쓸쓸하구나.”
“선생님…….”
“기승이는 모르지만...... 기승이 엄마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서 떠났다. 애들은 모르지. 그래도 결혼도 시키고 다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내 곁에 누가 남는지.”
선생님은 에둘러서 외롭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
엄마의 몫까지 아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욕망은 꾹꾹 눌러담았다.
게다가 여고 선생님이다. 파릇파릇한 여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은 선생님의 역할과 아버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모르긴 몰라도 최선을 다하셨을 거다.
차라리 몰래 여자를 만나셨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셔도 상관 없을 텐데...... 스스로를 괴롭히는 선생님의 완고함이 나는 안타까웠다.
“선생님,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예?”
나는 선생님에게 여자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의 손을, 그대로 무릎꿇은 내 허벅지에 올렸다.
항상 바른길을 지시하던 선생님의 완고한 손이 내 허벅지에 닿자, 온 몸이 찌르르 울렸다.
“제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선생님은 모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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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1-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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