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오래 그림을 그리신 분들과 수채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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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수채화 그리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올립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뭔가 알듯 하다가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순간을 종종 경험합니다. 한 번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서 뭔가 알 것 같다고 느끼다가 다음에는 폭삭 망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죠. 그래서 그림은 자신과 홀로 마주하고 파고 드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림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동료 작가들과 교류하며 배우는 시간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듯 합니다. 내가 아무리 해도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누군가는 알고 있고 그 순간을 지나면 다시 한 계단 올라서는 “아하-모먼트“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9월 첫 수채화 시간에는 저보다 훨씬 오래 그리신 분들을 모시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유화나 다른 미디엄은 모두 저보다 조예도 깊은 분들이어서 이 시간에는 두 분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부분을 나누어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초점을 둔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수채화의 붓 놀림입니다. 유화나 아크릴 등 대부분의 미디엄은 채색하고자 하는 곳에 물감을 칠하면 따로 문지르거나 지우지 않는 이상 변형이 없는데, 수채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색소가 물을 매개로 종이에 스며들어 채색이 되므로 물과 물감의 비율이 그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으면 물이 물감을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붓으로 칠했는데 오히려 붓이 물감을 닦아내거나 물이 물감을 밀어내어 색칠한 후 오히려 색이 옅어지기도 하고 얼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비율을 매번 정확히 맞히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저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리 때문에 채색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고, 또 어떻게 하면 이런 오류를 줄일 수 있는지 몇 가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붓놀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함께 연습해 보았습니다.
또한 그림 독학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인 원근법을 그림에 적용하는 부분을 간략히 연습해 보았습니다. 원근법, 또는 투시를 정확히 하자면 머리가 아픈 부분이고 그림이 제품 설계도가 아닌 이상 완벽한 원근법이 좋은 그림의 필수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야기를 하려면 사용하는 언어의 문법을 익혀야 이야기를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그림에서도 그림의 언어를 어느 정도 익혀야 그림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근법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죠. 원근법은 그림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멀고 가까운 산과 나무의 높이 뿐 아니라 지붕의 기울기, 물결의 간격, 또렷하고 흐릿한 정도 등 용법이 상당히 다양하고 쓸모 있는 도구랍니다.
그리고 수채화의 붓 한 획이 얼마나 신중하게 그어져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틀리면 위에 다시 그릴 수 있는 유화와 달리, 수채화에서는 종이 위에 붓이 일단 지나가서 자국을 남기면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What is done is done." 했더니 그 중 한 분이 오 마이갓 하더군요.
그럼 한 번 잘못 그으면 망치는 거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그 붓자국을 놔두고 그림이 되도록 계속 그려가는 겁니다. 그렇게 하다가 보면 그 붓자국 때문에 더 멋진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다 보니 두 시간 반이 후딱 지났고 그림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그림은 어렵고 그래서 매력적인가 봅니다.
글: 후소 취미미술 박은영 https://www.instagram.com/artlang_studio/
아트 클래스 정보 http://pf.kakao.com/_gxibxcG
문의하기 http://pf.kakao.com/_gxibxcG/chat
그림을 그리면서 뭔가 알듯 하다가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순간을 종종 경험합니다. 한 번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서 뭔가 알 것 같다고 느끼다가 다음에는 폭삭 망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죠. 그래서 그림은 자신과 홀로 마주하고 파고 드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림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는 동료 작가들과 교류하며 배우는 시간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듯 합니다. 내가 아무리 해도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누군가는 알고 있고 그 순간을 지나면 다시 한 계단 올라서는 “아하-모먼트“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9월 첫 수채화 시간에는 저보다 훨씬 오래 그리신 분들을 모시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유화나 다른 미디엄은 모두 저보다 조예도 깊은 분들이어서 이 시간에는 두 분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부분을 나누어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초점을 둔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수채화의 붓 놀림입니다. 유화나 아크릴 등 대부분의 미디엄은 채색하고자 하는 곳에 물감을 칠하면 따로 문지르거나 지우지 않는 이상 변형이 없는데, 수채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색소가 물을 매개로 종이에 스며들어 채색이 되므로 물과 물감의 비율이 그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으면 물이 물감을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붓으로 칠했는데 오히려 붓이 물감을 닦아내거나 물이 물감을 밀어내어 색칠한 후 오히려 색이 옅어지기도 하고 얼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비율을 매번 정확히 맞히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저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리 때문에 채색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고, 또 어떻게 하면 이런 오류를 줄일 수 있는지 몇 가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붓놀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함께 연습해 보았습니다.
또한 그림 독학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인 원근법을 그림에 적용하는 부분을 간략히 연습해 보았습니다. 원근법, 또는 투시를 정확히 하자면 머리가 아픈 부분이고 그림이 제품 설계도가 아닌 이상 완벽한 원근법이 좋은 그림의 필수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야기를 하려면 사용하는 언어의 문법을 익혀야 이야기를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그림에서도 그림의 언어를 어느 정도 익혀야 그림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근법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죠. 원근법은 그림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멀고 가까운 산과 나무의 높이 뿐 아니라 지붕의 기울기, 물결의 간격, 또렷하고 흐릿한 정도 등 용법이 상당히 다양하고 쓸모 있는 도구랍니다.
그리고 수채화의 붓 한 획이 얼마나 신중하게 그어져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틀리면 위에 다시 그릴 수 있는 유화와 달리, 수채화에서는 종이 위에 붓이 일단 지나가서 자국을 남기면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What is done is done." 했더니 그 중 한 분이 오 마이갓 하더군요.
그럼 한 번 잘못 그으면 망치는 거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그 붓자국을 놔두고 그림이 되도록 계속 그려가는 겁니다. 그렇게 하다가 보면 그 붓자국 때문에 더 멋진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다 보니 두 시간 반이 후딱 지났고 그림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그림은 어렵고 그래서 매력적인가 봅니다.
글: 후소 취미미술 박은영 https://www.instagram.com/artlang_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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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9-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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