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연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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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하루위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두형 입니다. 오늘은 행복을 연습하는 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행복을 연습한다, 어쩐지 인위적이네요. 거부감마저 느껴지기도 합니다. 왠지 행복이란, 어떤 조건이 맞으면 저절로 주어지는 느낌이지요.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이제 행복 시작이다.' '짝사랑하는 그와 이어진다면 행복할거야.' '행복은 결국 돈이다.'
이러한 가정들이 틀렸다거나 현실과 행복은 별개다, 전적으로 마음에 달렸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아픔이 있고, 버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도무지 긍정하기 힘든 순간들도 많지요. 다만 이러한 삶의 고비들을 넘다 보면 잊어버리기 쉬운, 항상 곁에 있는 것들을 되짚어 보고 싶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참 즐겁습니다. 별 이유 없이 하나가 뛰쳐나가면 다른 아이는 그것을 따라가느라 기쁘지요. 우리가 5분이면 가는 길을 아이 홀로 가면 한 시간이 걸리는데요. 아이의 눈에는 들꽃이 보이고, 구름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가는 그 길이 매일 다르고, 산책하는 멍멍이 한 마리라도 있을라치면 눈을 떼지 못하지요.
우리도, 누구나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본 것으로 기뻤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하늘은 아름답습니다. 이를 '인식할 때' 우리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많은 아름다움들은 '인식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우리가 그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소한 소중함들 대신, 세상을 따라잡는 생각들이 머리를 메웁니다. 신경 쓰이는 인간관계, 얼마 남지 않은 시험, 마무리해야 하는 업무가 머릿속에 내내 맴돌고, 이루고 싶은 성취와 그에 따르는 걱정이 마음속에 가득하여 작은 감동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성취, 소유와 행복을 같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어느 지점에 도달한 쾌감만이 행복인 것이지요. 이러한 인식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행복을 '갈구하는' 시간으로 만듭니다. 갈구의 본질은 불만족, 불충분 입니다. 현재가 온전히 행복한 상태가 아니라, '아직 행복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과가 주는 성취감은 무한정 지속되지 않습니다. 실패의 아픔도 마찬가지 구요. 대부분의 생의 시간은, 찰나의 성공과 실패 사이를 이루는 '그저 삶' 으로 채워집니다. 따라서 그 평범한 일상의 만족이 행복한 삶의 본질적인 요소가 됩니다.
출근길에 아이가 길을 건너려는 것을 보고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 멈춰서 기다려준 적이 있습니다. 고마움을 표하는 귀여운 아이의 미소 띤 감사 인사를 받았구요. 작은 해프닝이고 별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배꼽 손을 한 그 모습을 떠올리니 괜스레 웃음이 나왔는데요. 그때 느낀 감정은, 흔히 행복이라 말하는 느낌과 많이 닿아 있었습니다.
마음의 주의를 빼앗는 많은 고민들, 상념들이 마음을 휘젓다 보면 작은 아름다움들은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출근해서 해결할 일 생각에 빠져 있었다면,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이의 모습 같은 건 이내 스쳐지나가 버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피어나는 들꽃들을 놓치지 않는 연습. 이를테면,
월요일 출근길이라도 하늘을 바라보기, 지하철에서 매일 바라보는 강의 모습이지만, 처음 보았을 때의 마음으로 물결에 부서지는 햇살을 감상하기, 첫 눈이 오면 잠시라도 창밖을 내다보고, 겨울이 지나 비로소 찾아온 햇살에 니트를 꺼낼 때는 오래 묵은 나프탈렌 냄새를 느껴 보기, 비가 내리면 평소엔 지나치기만 했던 빈대떡 집을 들러 보기, 항상 곁에 있는 강아지의 눈을 문득 곰곰이 들여다보기, 같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무거운 상패,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이들의 찬사 보다는,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을 빼꼼히 내다보는 복실이의 표정 같은 것들 입니다.
강아지 한 마리의 귀여움에도 다시 기쁠 수 있다면, 삶에 얽매이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현재의 소소함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본능은 초조한 욕망으로 마음을 유혹하고 이끌곤 합니다. 무작정 이에 온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찬찬히 지금을 음미하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요. 별 감흥이 없던 일도 행복으로, 조그만 기쁨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습관처럼 행복을 연습하다 보면, 습관처럼 행복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만큼만의 위로가 더해지셨기를 바랍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두형이었습니다.
행복을 연습한다, 어쩐지 인위적이네요. 거부감마저 느껴지기도 합니다. 왠지 행복이란, 어떤 조건이 맞으면 저절로 주어지는 느낌이지요.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이제 행복 시작이다.' '짝사랑하는 그와 이어진다면 행복할거야.' '행복은 결국 돈이다.'
이러한 가정들이 틀렸다거나 현실과 행복은 별개다, 전적으로 마음에 달렸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아픔이 있고, 버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도무지 긍정하기 힘든 순간들도 많지요. 다만 이러한 삶의 고비들을 넘다 보면 잊어버리기 쉬운, 항상 곁에 있는 것들을 되짚어 보고 싶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참 즐겁습니다. 별 이유 없이 하나가 뛰쳐나가면 다른 아이는 그것을 따라가느라 기쁘지요. 우리가 5분이면 가는 길을 아이 홀로 가면 한 시간이 걸리는데요. 아이의 눈에는 들꽃이 보이고, 구름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가는 그 길이 매일 다르고, 산책하는 멍멍이 한 마리라도 있을라치면 눈을 떼지 못하지요.
우리도, 누구나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를 본 것으로 기뻤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하늘은 아름답습니다. 이를 '인식할 때' 우리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많은 아름다움들은 '인식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우리가 그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소한 소중함들 대신, 세상을 따라잡는 생각들이 머리를 메웁니다. 신경 쓰이는 인간관계, 얼마 남지 않은 시험, 마무리해야 하는 업무가 머릿속에 내내 맴돌고, 이루고 싶은 성취와 그에 따르는 걱정이 마음속에 가득하여 작은 감동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성취, 소유와 행복을 같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어느 지점에 도달한 쾌감만이 행복인 것이지요. 이러한 인식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행복을 '갈구하는' 시간으로 만듭니다. 갈구의 본질은 불만족, 불충분 입니다. 현재가 온전히 행복한 상태가 아니라, '아직 행복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과가 주는 성취감은 무한정 지속되지 않습니다. 실패의 아픔도 마찬가지 구요. 대부분의 생의 시간은, 찰나의 성공과 실패 사이를 이루는 '그저 삶' 으로 채워집니다. 따라서 그 평범한 일상의 만족이 행복한 삶의 본질적인 요소가 됩니다.
출근길에 아이가 길을 건너려는 것을 보고 신호등 없는 건널목에 멈춰서 기다려준 적이 있습니다. 고마움을 표하는 귀여운 아이의 미소 띤 감사 인사를 받았구요. 작은 해프닝이고 별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배꼽 손을 한 그 모습을 떠올리니 괜스레 웃음이 나왔는데요. 그때 느낀 감정은, 흔히 행복이라 말하는 느낌과 많이 닿아 있었습니다.
마음의 주의를 빼앗는 많은 고민들, 상념들이 마음을 휘젓다 보면 작은 아름다움들은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출근해서 해결할 일 생각에 빠져 있었다면,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이의 모습 같은 건 이내 스쳐지나가 버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피어나는 들꽃들을 놓치지 않는 연습. 이를테면,
월요일 출근길이라도 하늘을 바라보기, 지하철에서 매일 바라보는 강의 모습이지만, 처음 보았을 때의 마음으로 물결에 부서지는 햇살을 감상하기, 첫 눈이 오면 잠시라도 창밖을 내다보고, 겨울이 지나 비로소 찾아온 햇살에 니트를 꺼낼 때는 오래 묵은 나프탈렌 냄새를 느껴 보기, 비가 내리면 평소엔 지나치기만 했던 빈대떡 집을 들러 보기, 항상 곁에 있는 강아지의 눈을 문득 곰곰이 들여다보기, 같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무거운 상패,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이들의 찬사 보다는,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을 빼꼼히 내다보는 복실이의 표정 같은 것들 입니다.
강아지 한 마리의 귀여움에도 다시 기쁠 수 있다면, 삶에 얽매이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현재의 소소함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본능은 초조한 욕망으로 마음을 유혹하고 이끌곤 합니다. 무작정 이에 온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찬찬히 지금을 음미하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요. 별 감흥이 없던 일도 행복으로, 조그만 기쁨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습관처럼 행복을 연습하다 보면, 습관처럼 행복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만큼만의 위로가 더해지셨기를 바랍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두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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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1-2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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