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강도 피하려고 도망…치매 초기 증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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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강도 피하려고 도망…치매 초기 증상이었다?”렘수면 행동장애…“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수면장애” 치매 초기 단계, 렘수면 행동장애 나타나는 경우 많아 발병기전, 조기치료 중요성, 안전 위한 생활환경 개선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몇 달 동안 아내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밤중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발길질을 하거나 손을 휘두르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움직임이었지만, 점점 더 강도가 세지고, 최근에는 아내의 팔에 타박상을 입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씨는 이런 행동이 자신도 놀랍다고 말했다. 꿈속에서 강도를 피하려고 도망가거나, 누군가와 싸우는 상황이 자주 나타났고, 그 장면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는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그런 행동을 했지만, 깨어나고 나면 몸이 뻐근하고 피곤함을 느꼈다. 이 문제로 걱정이 커진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렘수면 상태에서 근육의 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꿈속 행동을 실제로 실행하게 되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진단되었다고 한다. 렘수면 행동장애(RBD)는 잠을 자는 동안 꿈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실제로 실행하는 수면 장애로, 소리를 지르거나 팔과 다리를 휘두르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수면 전반기에 발생하고 꿈과 무관한 단순 행동을 보이는 몽유병(수면보행증)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렘수면은 꿈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수면 단계로, 이 시기에는 뇌가 활동하지만 근육은 일반적으로 마비 상태에 있어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나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경우 근육의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며 꿈속 행동이 실제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둘러 자신이나 동침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현재까지 렘수면 행동장애의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퇴행성 뇌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유병률은 약 2.01%로 보고되었으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50~80세 한국인 10명 중 약 1명(15.9%)이 렘수면 행동장애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병력 청취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수면다원검사는 환자가 검사실에서 몸에 센서를 부착한 채 6~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며 뇌파, 근육 활동,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검사 결과, 렘수면 중 비정상적인 근육 긴장도 증가와 이상 행동이 관찰되면 진단이 내려진다. 현재 렘수면 행동장애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약물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클로나제팜과 같은 약물이 렘수면 동안의 근육 활동을 억제하는 데 사용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종류와 용량을 조절한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단순한 수면장애를 넘어 퇴행성 뇌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렘수면 행동장애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신뿐만 아니라 동침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와 함께 수면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침대 주변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거나 보호 패드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는 환자와 가족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전문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주 기자 |
작성일2024-12-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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