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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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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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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는 상투적으로 쓰이는 문구이다. 하지만 이 문구에 담긴 의도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한국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뒤에 있다
한국어의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주로 뒤쪽에 포진되어 있으므로 앞 부분만 듣고 전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주로 동사를 가지고 이를 설명한다. 여기에는 여러 전제가 작용하고 있다. 먼저 '문장의 핵심은 동사다'라는 전제이다. 한국어는 SOV(주어-목적어-서술어) 어순을 취하고 있으므로 가장 핵심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동사가 맨 뒤에 있다. 그러므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날이야.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고...
이런 날엔, 너 같은 꼬마들은...
지옥에서 불타고 있어야 하는데.
[게임 언더테일의 등장인물 샌즈]

사실 이 문구를 흔히 말하는 상황은 상대가 일부만 듣고 전체 문장의 의미를 성급하게 파악하려 할 때에 '내가 앞으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전체 문장의 의미를 바꾼다'는 것을 알릴 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문구는 옳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서 말한 의존 문법 이론을 다시 조명하자면, 동사는 문장의 나머지 모든 성분이 의존하고 있는 품사이다. 따라서 동사가 바뀌면 문장 전체의 의미가 바뀐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면 동사를 이용한 설명은 정당화될 수 있으며, 형용사나 부사의 수식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이다.


말은 원래 끝까지 들어야 한다
한국말 말고도 어떤 언어라도 다 적용되는 말이다.

아무리 중요한 키워드를 먼저 다 말하고 나머지를 말한다 한들 그 '나머지'도 엄연히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문장의 의미를 100% 이해하기는 위해서 반드시 문장을 다 들어야 한다. 중요한 키워드를 먼저 말하냐 마냐는 어디까지나 문장의 대강의 의미, 이를테면 한 70% 정도를 전달하는 속도의 문제이다. 결국 나머지 30%까지 다 듣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똑같다.

그리고, 남의 말은 끝까지 경청하여 듣는 것이 예의이다. 상대방의 의사를 함부로 파악하여 말을 끊고 멋대로 대답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잘못 해석하면, 특히 나쁜 방향으로 해석하면 상대방으로서는 '내가 그런 말을 할 사람이라 생각하는 건가?'라 생각하거나 불편함을 느껴 상호 간의 관계에 미묘한 금이 갈 수 있다. 맞게 해석해도 상대방으로서는 '그러면 내가 무엇하러 일일이 말하는 수고를 해야 한단 말인가?'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말은 끝까지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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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12-28 11:57

슬기로운사생활님의 댓글

슬기로운사생활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표현은 한국인들의 화자와 청자로서의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화자가 말을 할 때 나와 남을 집단화하면서 참견하려고 들고 너저분한 말을 쏟아내게 되면 청자는 끝까지 다 들으려고 하지 않게 된다.

또, 청자가 말을 들을 때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게 되면 화자는 끝까지 다 말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이런 개노답 대화 문화 속에서 등장한 표현이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이다.
[부삽으로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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