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빵이 진화했다. 아몬드, 해바라기씨, 땅콩 등 잘게 으깬 견과류를 더해 바삭하게 씹는 맛과 고소함을 강화했다. 가게에 따라 견과류를 소복하게 부풀어오른 달걀 위에 올리거나 달달하고 폭신한 빵 반죽 안에 넣고 굽는 두 버전이 있지만 맛은 비슷하다.
■ 감자말이 새우튀김(5000원)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자주 나오는 메뉴가 길거리로 나왔다. 감자를 실처럼 가늘고 길게 썰어서 새우에 돌돌 감아서 튀겨낸다. 소금이나 케첩, 마요네즈, 데리야키소스 등을 찍어 먹어도 된다. 치즈스틱(5000원), 감자튀김에 치즈를 듬뿍 끼얹은 오지치즈프라이(Aussie Cheese Fries·5000원), 꽃게 집게발 튀김(5000원), 감자볼(3000원)도 있다.
[MAINS]
■ 매운 족발(5000원)
투명한 플라스틱 진열대 안에 놓인 족발이 신기했는지 서양 관광객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이쑤시개로 찍어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자른 족발에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다는 매운 소스를 뿌려 센불에 볶아 종이컵에 담아준다. 매운 정도에 따라 '순한맛'에서 '마니 매운맛'까지 4단계가 있다.
■ 닭날개 볶음밥(3500원)
대만 스펀(十分)을 찾는 여행자들이면 반드시 먹는다는 인기 길거리음식이 명동으로 날아왔다. 흔한 닭날개 바비큐처럼 보이지만, 속에 볶음밥이 들어 있다. 닭뼈를 빼낸 자리에 볶음밥을 채워넣고 양념을 발라 굽는다. 불고기·김치·카레맛이 있다.
■ 삼겹살 김치 채소말이(4000원)
종잇장처럼 얇은 삼겹살로 숙주·양파·당근·김치를 말아서 철판에 미리 구워 놨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소스를 바르고 토치로 다시 익혀 준다. 삼겹살이 너무 얇다는 점, 토치로 지질 때 소스가 타서 쓴맛이 좀 난다는 점은 아쉽다. 보통맛과 매운맛이 있다. 치즈 추가 1000원.
■ 꽃게튀김(5000원)
중식당에서 맛볼 수 있던 꽃게튀김의 저렴한 길거리 버전이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껍데기째 튀긴다. 칠리, 간장, 마늘소스를 원하는 대로 골라서 뿌려 먹는다. 게껍데기가 얇고 바삭하게 튀겨서 껍질째 씹어 먹을 수 있다. 꽃게튀김 6~7조각을 컵 하나에 담아 판다
[DESSERTS]
■ 아이스크림 튀김(3000원)
클로버 모양으로 자른 식빵 사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고 기름에 튀긴다. 겉은 뜨겁고 바삭하고 속은 차갑고 달콤하다. 사람들이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인데 아직 한 곳에서만 파는 걸 보면 새롭게 등장한 길거리음식인 것 같다.
■ 크루아상 붕어빵(3000원)
크루아상은 얇고 바삭한 여러 겹의 반죽으로 된 프랑스 빵인데, 이 빵반죽에 팥소를 넣고 붕어빵틀에 구워낸 것이 크루아상 붕어빵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국내에 소개돼 선풍적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명동 거리에 나와 있었다. 팥, 고구마, 스위트치즈 3가지가 있다.
■ 누텔라 바나나 '크레페'(4000원)
프랑스어로 얇은 팬케이크를 뜻하는 크레이프(crepe)가 한국에선 흔히 '크레페'로 통용된다. 뜨거운 철판에 묽은 반죽을 펴서 얇은 전병처럼 만들고 그 위에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어 '악마의 잼'이라고도 불리는 누텔라(Nutella)를 듬뿍 바르고 잘게 자른 바나나와 바삭한 시리얼을 올려 돌돌 말아준다. 쇼핑을 너무 열심히 해 저(低)혈당이 왔을 때 강력 추천한다.
떡·잡채 등 메인 요리 많아… 노점 위치는 날마다 달라요
명동 길거리 음식 Tip
명동 노점상들은 대개 평일에는 오후 5시, 주말에는 오후 2시 이후 영업한다.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니 음식을 사먹으려면 반드시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명동 노점들은 롯데백화점 맞은편 명동 입구에서부터 유네스코길을 따라 이어지다가 명동 예술극장이 있는 명동 중심에서 90도로 꺾어져 명동거리를 따라 4호선 명동역까지 늘어서 있다. 200개 노점 중 절반 정도가 길거리 음식을 판다.
노점들은 날마다 위치가 바뀐다.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은 같은 종류를 파는 노점이 여러 곳이다.
명동 길거리 음식은 한식 그중에서도 떡갈비·잡채·족발·파전·잡채·삼겹살 말이 등 간단히 한 끼 때울 만한 '메인'에 해당하는 종류가 많다는 점이 홍대 앞과는 차이가 난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이 명동 길거리 음식의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2011~2012년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여성용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은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먹을거리 노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한식을 쉽고 저렴하게 맛보고 싶어한다는 점을 노려 음식점에서나 팔던 메뉴가 길거리 음식으로 속속 등장했다. 이제는 100여 개 길거리 음식 판매 노점 대부분이 이러한 음식을 판매한다.